신종 코로나 여파로 매출 감소
지난해 사상 최악의 성적표 받아든 대형마트에 '찬물'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국내 대형마트가 실적 부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임시 휴업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감염 우려로 손님이 급감하면서 매출 타격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옆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5일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진 뒤 롯데·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이 감소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점포) 현장에서 나오는 얘기를 들어보면 최대 20%까지 빠졌다고 한다. 다른 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마트의 관계자도 "이맘 때 설 연휴가 끼어 있어 전년 대비해 직접 비교가 힘들지만, 한 자릿수로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우려로 마스크 판매가 급증하며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마스크 코너에 구매 수량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02.04 dlsgur9757@newspim.com |
다만 점포별로 상황은 상이하다. 중국인 관광객들과 대규모 매장일수록 매출의 타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갈수록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오프라인 점포를 찾는 손님들도 줄어 마트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부천점과 군산점에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사실이 알려져 임시 휴업까지 했다. 무증상자들이 마트뿐 아니라 영화관·식당·백화점까지 오프라인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소비자들이 마트 방문을 꺼리게 하고 있다.
지난 한해 실적 부진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낸 대형마트는 올해 초특가 행사로 포문을 열고 만회를 노리던 찰나였다. 앞서 이마트는 새해 첫 날인 1월 1일 '초탄일', 롯데마트는 '통큰절', 홈플러스는 '빅딜데이' 판촉행사를 열고 온라인몰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고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중국발(發) '전염병 쇼크'로 연초부터 희망이 꺾인 형국이다.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의 매출은 전년 대비 5.1% 떨어졌다. 매출 감소 폭은 2018년(2.3%)보다 더 커졌다.
마트별로 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작년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마트는 작년 2분기 29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1993년 창립 이후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9.9% 급감한 1606억원이었다. 이에 이마트는 직원 성과급을 45% 삭감했다.
롯데마트도 지난 2분기에 339억원의 적자를 냈고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1.5% 줄어든 12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할인점 영업이익만 따져보면, 20억원으로 전년 대비 90% 크게 줄었다. 홈플러스도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매출 급감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야외로 나오는 것을 두려워 하니까 두 번 마트에 올 것을 한 번만 오기 때문에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며 "내수 침체로 실적 부진이 계속되는데다, 정부의 여러 규제들로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까지 겹쳐 굉장히 힘들고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매출 영향이 클 것"이라며 "대형 점포부터 매출에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