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고(故) 김수근 건축가가 설계한 동숭동 샘터사옥을 비롯한 8개 건축물과 시설이 우수건축 자산으로 등록됐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0일 서울시의회 건축위원회 의결에 따라 ▲북촌 한옥청(가회동) ▲서울공예박물관 직물관(안국동) ▲선린인터넷 고등학교 강당(청파동) ▲경복고등학교 체육관(청운동) 공공부문 건축물 4곳과 민간 건축물인 '공공일호'(구 샘터사옥, 동숭동) 그리고 ▲돈화문로 ▲사직터널 ▲명동지하상가 총 8곳이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됐다.
이번에 선정된 우수건축자산 8개소는 소유자, 재산관리관이 직접 등록신청한 한옥과 근현대 건축물 5개소, 공간환경 1개소, 기반시설 2개소다.
건축물로는 공공부문 4개소와 민간부문 건축물 1개소가 지정됐다. 이와 함께 도시조직의 원형이 잘 보전됐거나 서울시 최초로 건설돼 역사적, 사회문화적, 경관적 가치를 가진 3개소가 각각 등록됐다.
먼저 민간부문 등록 건축물은 구 샘터사옥이었던 종로구 동숭동 '공공일호'다. 김수근 건축가의 대표적 건물 중 하나로 대학로 일대 붉은 벽돌 건물의 효시다. 건축당시의 형태, 구조, 공간구성 등이 잘 유지됐고 건축물의 역사적 경관적 예술적 가치와 함께 사회문화적 가치를 가진 건축물로 꼽힌다. 소유주인 ㈜공공그라운드의 등록신청을 받아 심의를 거쳐 서울시 우수건축자산 11호로 등록 결정되었다
지난 1979년 김수근 건축가에 의해 설계됐으며 2012년 승효상 건축가에 의해 옥상부 수직증축을 단행했다. 1층 개방된 공간의 공공성 가치가 매우 크며 대학로 최초의 민간소극장인 파랑새 극장(1984년 개관)은 소극장문화를 선도해 왔다.
[서울=뉴스핌] 공공일호(구 샘터사옥) 모습 [사진=서울시] 2020.02.05 donglee@newspim.com |
공공부문 우수건축자산은 7개소다. 우선 제4호로 등록된 북촌 한옥청은 지상1층, 연면적 150.8㎡ 규모다. 종로구 가회동 11번지 한옥골목길에 입지한 도시형 한옥 중 120평형의 대규모 한옥으로 1930년대 이후 조성된 'ㄷ자형' 배치와 소로수장집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제5호 서울공예박물관 직물관(구 풍문여고 과학관, 지상5층, 연면적 2954㎡)은 1960년대 기술과 재료에 깊은 관심이 있던 건축가 김정수가 프리캐스트콘크리트로 외벽의 입면을 구성한 건축으로 공업화 건축의 초기 작품이다.
제6호 선린인터넷 고등학교 강당(지상1층, 연면적 396㎡)은 용산구 청파동에 있다. 1935년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학교시설로 연속된 3동의 건물 중 현재 한 개동만 남아있는 조적건물이다. 조적쌓기 방식과 볼록 줄눈, 굴뚝, 환기구멍 등의 디테일이 매우 우수하며 근대기 학교건물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제7호 경복고등학교 체육관(지상2층, 연면적 1689㎡)은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했다. 1971년 노출콘크리트로 건축된 체육관으로 벽면의 구법과 벽면처리에서 60년대 노출콘크리트 구법의 의장적 특성이 잘 남아 있고 운동관련 부조가 외벽에 설치됐다.
제8호 돈화문로(종로구 와룡동)는 조선시대 창덕궁과 함께 가로가 일체화된 대표적인 역사경관이자 역사가로이다. 이면에 위치한 피맛길 등과 함께 도시조직의 원형을 잘 보전해 온 역사적, 경관적, 사회문화적 가치를 가진 가로다.
제9호 사직터널(종로구 사직동)은 1967년 서울에 건설된 최초의 터널로서 도심과 신촌을 포함해 여의도로 연결되는 도로망의 확장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시설이다.
제10호 명동지하상가(중구 남대문로)은 1960년대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해 건설된 지하도로로써 교통 뿐 아니라 상업 기능도 담당했다. 1970-80년대 많은 사람들이 왕래했던 번화한 상점가로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상점지하가로의 모델이 되어 왔다.
우수건축자산은 '한옥 등 건축자산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역사적·경관적·예술적·사회문화적 가치가 있는 건축자산 중 가치를 살려 활용하고자 하는 소유자를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등록된 우수건축자산은 서울특별시 건축위원회(건축자산분야) 심의를 거쳐 우수건축자산의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액은 대수선 및 증축, 개축, 재축(再築)에 따라 보조 6000만원 융자 4000만원 최대 1억원 한도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우리 주변에 역사문화와 시간의 층이 녹아있는 건축자산은 규제가 아니라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한 때"라며 "오래된 건축물, 장소와 공간의 가치가 재인식되고 있는 만큼 소유자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지키도록 체감형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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