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시, 올해 예산에 '아이치 트리엔날레' 지원금 미반영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나고야(名古屋)시가 지난해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했던 국제예술제에 대한 지원을 예산안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녀상 전시로 인한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일본의 공공전시장에서 거부당한 예술작품을 모은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후'를 개최했다. 이 기획전에는 위안부를 표현한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 일본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전시 사흘만인 8월 3일 항의 전화와 테러 예고가 빗발치면서 해당 기획전은 중단됐다. 이후 두달 만인 10월 8일 재개돼 일주일 간 전시된 후 폐막됐다.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전시됐던 평화의 소녀상 . [사진=로이터 뉴스핌] |
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아이치(愛知)현과 나고야시가 주축이 되는 위원회가 개최한다. 이에 현과 시 측은 사전협의를 거쳐 매년도 예산에 준비비용을 계상해왔다. 2017~2019년 간 현과 시의 부담은 3:1 수준으로 나고야시의 부담은 총 2억1500만엔이었다.
가와무라 다카시(河村たかし) 나고야시 시장은 전날 신문 취재에서 ▲부자유전 내용 일부가 나고야시와의 사전 연락에서 숨겨졌을 가능성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가 운영회의를 열지 않고 부자유전의 재개를 결정했던 것 등을 거론하며 "이런 상황에선 (예산 반영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 차원에서 아아치 트리엔날레 관여 방식에 대해 시의 독자적인 검증위원회 논의를 통해 판단하겠다는 방침을 지금까지 밝혀왔었다. 그는 이에 대해 "검증위원회의 논의는 존중할 것이지만 예산에는 스케줄이 있다"며 "먼저 일정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예산 미반영의 이유를 설명했다.
나고야시는 2019년도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대한 미지불 부담금 약 3400만엔의 지불도 보류하고 있다. 나고야시의 검증위원회는 지불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지만 가와무라 시장은 이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태다.
신문에 따르면 가와무라 시장은 지난해 말 검증위원회의 결론과 상관없이 자신의 책임 하에 지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