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스타톡] '영웅본색' 왕용범 연출·유준상 "폼잡기보다는 축제처럼 즐기시기 바랐죠"

기사입력 : 2020년01월22일 08:31

최종수정 : 2020년01월23일 09:43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국 순수 창작뮤지컬의 대가 왕용범 연출이 영화 '영웅본색'을 무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신작마다 함께하는 페르소나 유준상이 이번에도 든든한 발걸음을 함께 했다.

현재 뮤지컬 '영웅본색' 월드 프리미어 공연이 한전아트센터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왕용범 연출과 유준상을 만났다. 무려 10년도 더 된 작품에 영화의 오마주를 삽입하며 '영웅본색'의 작품화를 희망했던 왕연출의 꿈이 현실이 됐다. 유준상은 그 꿈을 실현케 해준 첫 번째 배우다.

"중국 영화 콘텐츠들이 뮤지컬로 만들어진 적이 전혀 없어요. 포츈스타라는 영화 기획사가 중국서는 1, 2등 하는 제작사인데도, 경험이 없다보니 뮤지컬이라는 걸 설명하는데 오래 걸렸죠. 첫 공연을 보고 다들 굉장히 만족했어요. 홍콩에서도 도로 가져가고 싶다는 반응은 물론이고, 가장 먼저 콜이 온 게 미국 라스베이거스였어요. 설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될 것 같아요. 세계 관객들이 영상물로 접했던 홍콩영화의 추억을 갖고 있고, 세계시장을 타깃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돼요."(왕용범 연출)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왕용범 연출가, 배우 유준상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뮤지컬 '영웅본색'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1.20 kilroy023@newspim.com

"워낙 음악들이 훌륭해요. 이성준 음악감독이 창작곡을 만들고 나머지는 장국영씨 곡들을 가져왔죠. 제작진이 작사가, 작곡가들을 모두 만나 OK를 받고, 그 가사와 감성을 살리려 노력했어요. 또 우리 이야기와 잘 어울릴 수 있게 가사를 붙였죠. 왕연출이 워낙 기막히게 가사를 써요. 중국, 대만 팬들이 와서 보면서 아는 노래가 나오니 굉장히 좋아해요. 당장 무슨 말인지 몰라도 아는 노래, 내용을 접목했기 때문이죠. 만족하고 가시는 걸 직접 보니 뿌듯해요."(유준상)

'영웅본색'의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초고화질 LED로 구현된 무대다. 왕연출은 영상으로 제작된 LED 무대에 제작비가 훨씬 많이 들었다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얻은 것들이 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당초 그가 그렸던 그림만큼 작품이 잘 나왔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작품 콘셉트 잡을 때 '홍콩은 빛의 도시'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실사같은 영상을 쓰기로 결정했죠.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의 제약을 없애고 영화같은 템포와 상황을 구현하고 싶었거든요. 실제로 제작비가 훨씬 많이 들었어요.(웃음) 쓰다보니 극장 전압이 모자라 스왑할 정도로 국내서는 쓰지 않던 기술이죠. 관객 일부는 '아이맥스관에서 뮤지컬을 봤다'고 표현해요. 실제로 4K 이상의 화질을 구현하고 있고 배우들도 홍콩에서 실제 연기하는 것 같다고 해요. 뿌듯하죠. 새로운 시도는 늘 두렵지만 또 다른 무대 화법들에 대해 고민해요."(왕용범 연출)

"브로드웨이 공연을 봐도 요즘은 LED 화면을 많이 써요. 그런데도 전 신이 다 영상으로 구현되는 건 우리나라에서 처음이죠. 연습실에서 장면이 바뀐다고 얘기만 듣다 리허설 하면서 다들 감탄했어요. 매 신 무대에서 진짜 영화 한 편 찍는 느낌이에요. 물론 영화도 많이 찍어봤지만 한 테이크씩 찍는 것 이상으로 매 신 소중하게 임하고 있죠. 공연 전 마지막 2주일을 앞두고 연출님과 모든 배우들이 단 1초를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반복 훈련을 했어요. 영화 보다가 루즈한 신이 나오면 잠시 머뭇거리잖아요. 당연히 지루한 신이 있을 수 있지만 1초씩 더 아껴서 템포감을 주려고 노력했죠. 뮤지컬엔 편집이 없으니 자체편집을 하면서 신들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하하."(유준상)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왕용범 연출가, 배우 유준상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뮤지컬 '영웅본색'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1.20 kilroy023@newspim.com

유준상을 비롯한 배우들의 노력과 왕연출이 집중해 만든 여러 요소 덕에 '영웅본색'은 기존 뮤지컬 팬들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았다. 서정적이고 비극적인 스토리라인, 선 굵은 남자들의 사건·사고들이 등장하지만 마지막 커튼콜에서는 흥이 넘친다. 이 부분 역시 왕연출과 배우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영화처럼 만들기보다 재밌는 뮤지컬을 제작하고 싶었어요. '영웅본색'이 그 시절 일종의 문화적 현상이었잖아요. 폼잡기보다는 축제처럼 즐기시길 바랐죠. 돈의 가치보다 명분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통해 오히려 젊은 세대들이 신선해하기도 하고, 가족들이 오셔서 서로 이해하는 모습도 봐요. '커튼콜 맛집'이란 얘기도 많이 듣는데 많은 분들이 마지막에는 모두 즐기면서 나갔으면 좋겠단 생각에 그렇게 구성했죠."(왕용범 연출)

특히 왕연출은 전작 '프랑켄슈타인'을 비롯해 '잭더리퍼' '삼총사' 등에서 보여준 특유의 구성 기법으로 '영웅본색'의 스토리를 재구성했다. 1막에서 사건들이 영화만큼이나 빠른 템포로 전개되지만, 2막에서 플래시백을 통해 또 다른 장면과 다른 인물의 시각을 보여주는 식이다. 왕연출은 자호와 자걸의 입장을 각각 보여주며 관객들이 두 사람을 깊이 이해하길 바랐다. 

"결국 형과 동생, 세대간의 갈등이죠. 서로 죽느냐 사느냐 하는데, 형의 입장에서 한번 동생 입장에서 한번 보여주고 싶었어요. 결국 마지막에는 서로를 이해하지만 각기 다른 시점에서 서로를 바라볼 수 있게요. 서로 다른 세대, 형의 말이라면 무조건 싫고 동생의 행동은 치기 어린 것만 같지만 다들 이유가 있거든요. 시점을 다르게 해서 사건을 보게 함으로써 단순히 '둘이 화해했다'가 아니라 관객도 둘의 입장을 이해하고 화해할 수 있는 계기를 주고 싶었죠. 마지막에 자호가 스스로 수갑을 차고 자걸과 함께 걸어가는데 누구에 의해 채워진 것인지 모를, 미묘한 느낌이 들어요. 그 수갑이 저는 마음이라 생각해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 이 길을 함께 걷자는 의미죠. 그렇게 걸어가는 형제의 뒷모습이 허무하지 않았으면 했어요. 진심으로 느껴지길 바랐고요. 다행히 모든 분들이 공연 보고 다시 포스터를 볼 때 '포스터 좋네' 하시더라고요. 거기서 만족해요.(웃음)"(왕용범 연출)

왕연출과 인터뷰하면서 유준상은 특별히 감격스러운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예전엔 뮤지컬로 인터뷰해도 제 개인적인 얘길 더 많이 물어보셨다"면서 작품 자체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감사했다. 왕연출과 꾸준히 창작뮤지컬을 만들고, '영웅본색'을 준비하면서 조금씩 얻은 것들이 큰 변화로 체감되는 듯 했다. 특별히 유준상은 이번 '영웅본색'에 함께 하는 신선한 얼굴들의 캐스팅에도 조력자로 활약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왕용범 연출가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뮤지컬 '영웅본색'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1.20 kilroy023@newspim.com

"이장우 배우는 드라마에서 눈여겨보던 친구예요. 느낌이 맑아서요. 당시 자걸 역을 했던 장국영이 신인이어서 풋풋한 배우였으면 했어요. 처음부터 잘하기가 어려우니 연기 경험이 있는, 뮤지컬 신인과 함께 하고 싶어서 '노래 좀 듣고 싶어요' 했더니 마침 뮤지컬이 너무 하고 싶었대요. 정말 그 풋풋함이 있고 잘 어울려요. 멋있거나 능숙한 친구들도 많은데 그야말로 단순명료한 풋풋함이 있어 장국영을 떠올리게 하죠. 뮤지컬 발성으로 노래하지 않아도 팝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좋고요. 최대철 배우는 깜짝 놀랐어요. 오디션을 보러 왔는데 '풍상씨'에서 봤던 코믹한 이미지가 있어서 견숙 역 정도를 생각했죠. 그런데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겟세마네'를 열창하는데 너무 멋있어서 반했어요. 제작자가 괜찮겠냐 하시는데도 제가 마크 했으면 한다고 얘길 했죠. 하하."(왕용범 연출)

"최대철 배우에게 '나 영웅본색 하는데 오디션 한번 보라'고 얘길 했어요. 세상에 너무 고맙다고 하더니만 '형 저 마크예요' 하는 거예요.(웃음) 사실 아성을 하게 될 줄 알았어요. '진짜 좋은 기회다. 죽을 힘을 다해라'고 해줬죠. 뮤지컬을 오래 안했는데도 다 집어 삼키더라고요. 마음에 무대가 계속 자리잡고 있었던 거죠. 노래도 정말 잘해요. 뿌듯하죠. 누아르라 대사가 많지 않아요. 그 안에서 인물들의 관계성을 찾아내기 위해 작은 디테일을 지금도 발견하는데 그때마다 기쁘죠. 역시 창작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신 속에서 새로운 감정을 찾아내고 만나게 돼요. '삼총사'를 10주년 넘게 하면서도 새로운 것들이 생겼거든요. 페어별로 만나는 친구들이 계속 달라져서 새로운 느낌이 오니까 매일 재미가 달라요. 창작만의 묘미죠."(유준상) 

'프랑켄슈타인' '벤허'로도 이미 성공적인 국내 창작뮤지컬의 역사를 썼지만 왕연출의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만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만들지 않기에 앞으로 좋은 소식이 들려올 가능성도 크다. 왕연출은 올해 또 다른 창작뮤지컬 '글루미 선데이'와 '베르사유의 장미' 초연을 앞두고 있다. 한국을 빛낸 K팝의 BTS와 영화의 봉준호 감독처럼, 그는 이제 글로벌 뮤지컬 시상식에서 우리나라의 이름이 불릴 날을 꿈꾼다.

"지금도 만족스럽지만 모든 작품은 개선의 여지가 있죠. '레미제라블'도 지금도 무대를 바꾸거든요. 성장해나가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라이브 공연의 매력이죠. 작품이 성공할수록 좀 더 투자해서 더 좋아질 거예요. 개인적으론 지금 자걸하는 한지상 배우가 5년 후 마크하고 10년 후 자호하면 어떨까 싶어요. 유준상 선배가 10년 후에는 견숙하고요. 하하. 라스베이거스에서 우리 오리지널 작품을 가져가고 싶다고 하고, 일본에서 오리지널 배우, 원작자라고 소개와 박수를 받는데 그건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몰라요. 단순히 좋은 게 아니라 한편으로 국위선양했다는 마음이죠. 지금도 일본, 중국, 대만에서 '프랑켄슈타인'을 계속 보러 오고 어떻게 연계될 수 있을까 상의도 해요. 그동안 헌신한 결과들이 꽃피는 것 같아요. 더 노력해야겠지만 머지 않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 만나듯 토니상에서 한국 사람 이름이 불리는 순간이 올 거라 생각해요. 더 응원해주시고 함께 즐겨주시면 좋겠어요." (왕용범 연출)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버핏, 하락장에 옥시덴털 등 주식 더 샀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번 주 뉴욕증시 하락 장세 속에서 그동안 꾸준히 매수해 온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지분을 추가 매수했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크셔는 890만 주의 옥시덴털 지분을 4억500만 달러(약 5860억 원)에 매수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지난 17일과 18일, 19일에 걸쳐 이뤄졌다. 이번 매수로 버크셔가 보유한 옥시덴털의 지분은 28%로 확대했다. 버핏 회장은 하락장에 주식을 저렴하게 산 것으로 보인다. 옥시덴털의 주가는 이번 달 들어 10% 하락해 연초 이후 24%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 전날 옥시덴털의 주가는 52주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 [사진=블룸버그] 옥시덴털은 버크셔가 보유한 주식 중 6번째로 규모가 크지만, 버핏 회장은 완전한 인수설을 부인했다. 버크셔가 옥시덴털을 추가 매수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버크셔가 보유한 옥시덴털의 가치는 120억 달러에 이르지만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옥시덴털 투자로 버크셔가 10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버크셔는 북미 최대 위성 라디오 사이러스XM 지분 500만 주를 1억1300만 달러에 샀다. 사이러스XM은 올해 60%나 급락해 현재 10여 년간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은 회사가 2025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도했다. 도메인 등록 서비스업체 베리사인의 지분 23만4000주를 약 4500만 달러에 사들였다. 현재 버크셔는 이 회사의 지분 13%를 보유 중이다. 이로써 지난 3거래일간 버크셔가 매수한 지분은 최소 5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mj72284@newspim.com 2024-12-21 00:55
사진
달러/원 환율 1,450원 돌파...15년래 최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9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도 돌파하며 1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내년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여파다. 연준은 18일(현지 시각)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9월과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의 회의에서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경제 전망 요약(SEP)에서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 폭을 0.50%p로 제시했다. 이는 9월 1.00%p를 기대한 것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다. 이 같은 예상대로면 연준은 내년 0.25%p씩 총 두 차례 금리를 낮추게 된다. 매파적인 연준의 내년 금리 전망에 이날 미 달러화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19일 오전 6시 50분 기준 1453원으로 1450원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사진=블룸버그] koinwon@newspim.com 2024-12-19 06: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