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기약 없이 길어져…이르면 설 전 인사 단행설도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삼성그룹 인사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하나둘 흘러나오면서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기약 없이 길어지면서 인사를 무작정 늦출 수만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인사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단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르면 설 전에 있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런 얘기가 있다고는 하는데, 워낙 말들이 많아서 잘 모르겠다"며 "재판이 끝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지 않겠나 싶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삼성 측은 "알 수 없다. 진짜로 설 전에 있을지도 모르고. 후에 할 수도 있고. 누구도 모른다. 발표가 나봐야 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12.06 mironj19@newspim.com |
삼성그룹은 대개 매년 12월 초순 임원 인사를 실시해 왔다. 보통 사장단 인사 후 임원 인사가 이어지는 식이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2016년 연말 인사가 2017년 5월에서야 이뤄진 게 거의 유일한 예외 사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7년 5월에 한 것 빼곤 해마다 연말에 해 왔다"고 전했다.
삼성그룹 인사 시점에 있어서 가장 큰 불확실성은 총수의 거취가 안갯속이라는 점이다.
이 부회장은 하루 뒤인 오는 17일 파기환송심 4차공판을 앞두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8월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를 보다 넓게 인정하며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2019년 연내 마무리될 줄 알았던 재판이 해를 넘기게 됐고,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경제 환경에서 선제적 투자 등 기업 경영에 속도를 내야 할 이 때, 총수의 부재는 그룹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일련의 상황들에서 이 부회장이 실형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를 찾는 이들도 있다.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장이 형벌보다는 재발 방지를 중시하는 성향이라는 것과 삼성이 재판부의 주문에 따라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시킨 것 등이 심상찮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삼성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이제라도 인사 및 조직 개편을 서두를 수도 있다. 2월로 예정된 갤럭시 신제품 언팩행사(11일),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4~27일)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판은) 어찌될지 모른다. 파기환송심 선고가 나도 양 쪽이 다 받아들여야지, 한 쪽이라도 불복하면 또 언제까지 가게 될지 모르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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