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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그리스·키프로스, 해저 가스관 부설 계약 체결...터키, 저지 나서나

기사입력 : 2020년01월03일 09:53

최종수정 : 2020년01월03일 12:45

'이스트메드' 가스관, 이탈리아까지 확장..유럽 천연가스 공급선
프로젝트에서 배제된 터키, 연안 대륙붕 자원개발 개입 '갈등'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이스라엘·그리스·키프로스가 2일(현지시간) 동지중해에서 그리스 본토로 천연가스를 운반하는 해저 파이프라인의 부설 계약을 체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3개국은 동지중해 이스라엘의 레비아단 해상 천연가스전에서 키프로스를 거쳐 그리스 본토까지 길이 약 1900㎞의 해저 가스관을 건설하는 이른바 '이스트메드'(EastMed) 사업 계약에 서명했다. 서명식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다. 3개국 정상의 참관 아래 각국 에너지 부처 장관이 서명했다.

3개국은 2022년까지 최종 투자 결정을 마쳐 2025년 안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가스관은 이탈리아까지 확장돼 최종적으로 유럽에 천연가스가 공급될 예정이다. 사업을 추진해 온 이스라엘은 작년 유럽연합(EU)과 이런 내용에 합의한 바 있다.

EU은 이를 통해 역내 천연가스 수요랑의 10%를 충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도 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왔다. 러시아에 대한 EU의 자원 의존성을 낮추는 것이 안보 관점에서 이득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사업으로 이스라엘·그리스·키프로스와 터키의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터키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원했으나 배제돼왔다. 이미 그리스·키프로스와 터키는 키프로스섬 연안 대륙붕 자원 개발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

터키는 최근 키프로스가 연안 대륙붕 자원 개발에 착수하자 북키프로스도 동등한 권리가 있다며 키프로스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선포 해역에 시추선을 보내 그리스·EU 등과 갈등을 초래했다. 터키는 친(親)터키계 정부가 들어선 북키프로스의 보호국 역할을 하고 있다.

터키가 밝힌 '리비아 파병' 방침을 두고 가스관 건설을 저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리비아통합정부(GNA)와 협력 아래 리비아의 EZZ과 자국의 EZZ를 합쳐 가스관 부설 루트를 막으려고 파병을 결정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터키 의회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제출한 리비아 파병안을 가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파병 방침이 GNA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리비아는 동지중해 건너편에 있다.

작년 11월 터키는 GNA와 안보·군사협정을 맺었다. 협정에 따르면 터키는 GNA 요청이 있을 경우 군사 장비를 제공하고 군사 훈련도 지원할 수 있다. 리비아는 2014년부터 수도 트리폴리를 비롯해 서부를 통치하는 GNA와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양분돼 내전을 겪고 있다. 

터키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동지중해 천연자원에 대한 터키와 북키프로스의 권리를 무시한 프로젝트는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2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우측부터)와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이 이스라엘 해상 가스전에서 유럽을 연결하는 '이스트메드' 가스관 건설 사업의 서명식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2020.01.02. [사진= 로이터 뉴스핌]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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