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수출주 주도 증시 우상향 전망…IT 관련 소재·부품 등 유효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새해 국내 증시는 대세 상승장이 기대된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고, 미·중 간 1단계 무역합의 등 리스크 부담이 줄고 있으며, 주요국들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은 풍부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IT 대형주 중심으로 강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코스닥시장도 그 낙수효과에 힘입어 우상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0년 코스닥시장은 전반적으로 상승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준일 한국투자신탁운용 팀장은 "올해 장 좋게 본다. 물론 코스닥과도 연결된다"며 "순환주기상 경기가 조금 나아지는 국면에 들어온 것 같고,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중 무역분쟁 등 리스크도 좀 완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줄고 있다. 또, 지난 1년 각국이 통화완화정책 많이 하면서 유동성이 풀렸고, 이는 결국 주식시장에 들어오게 돼 있다"고 언급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0년은 무역분쟁, 수출 부진 등의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보다 높은 기업 실적 및 주가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 같은 기대감은 지난 연말 랠리에서 엿볼 수 있다. MSCI 수급 이슈 등으로 인해 지난달 초까지 한 달간 5조 원어치 팔아치운 외국인이 빠르게 귀환, 12월 중순 이후 2조 원 순매수 중이다. 연말 랠리에 힘입어 2019년 코스피는 전년 대비 7.7% 상승하며 한 해 거래를 마감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중 1차 합의안 도출, 영국 조기 총선 보수당 승리 등으로 대외 리스크가 완화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해졌다"며 "특히, 매도하던 외국인이 다시 순매수로 전환, 대규모 순매수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2조 원 순매수한 외국인은 추가로 10조 원 가까이 더 순매수할 수 있을 듯하다"며 "과거 대규모 순매도 이후 순매수 전환 과정에서 평균 10조 원 내외 순매수를 기록한 경험이 있고, 현재 비슷한 강도로 따라가는 중"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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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새해 증시 전반의 이 같은 우호적인 환경은 당연히 코스닥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형 수출주들의 실적 개선이 자연스레 후발주자격인 중소업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낙수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경기선행지수가 29개월 만에 반등하며 경기저점에 대한 기대가 높다"면서 "경기 반등 국면에선 중소형주 대비 대형주, 성장주 대비 가치주가 상대적 강세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경기민감 대형 가치주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준일 팀장은 "대형 수출주 위주로 실적 회복되면서 이머징 마켓 쪽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때 우리나라가 매력적인 시장이 되는 것이니 그런 측면에서 수출주, 경기민감한 대형주 중심으로 오를 것 같다"며 "그리 되면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줄어드니 코스닥 종목들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증시를 주도할 경기민감 대형 가치주로는 IT업종이 첫손에 꼽힌다.
김예은 연구원은 "펀더멘털 개선 신호와 함께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분위기 전환 등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면서 "그 중심에는 여전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가 자리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준일 팀장은 "경기민감 수출주의 대표가 IT다. IT소재나 장비, 부품, 메모리 관련 종목들이 먼저 좋을 것 같다"며 "후행적으로 코스닥 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제약바이오, 미디어컨텐츠 등도 시장이 올라가면서 다 같이 따라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개별적 악재, 예를 들어 요금규제, 분식회계, 신약개발 실패 등 이슈가 있는 게 아니면 웬만해선 다 좋을 듯하다"며 "내수주도 수출주가 좋아서 기업 이익 늘면 소비 여력이 많이 생기는 거니까 후행적으로 좋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