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6시간 여야 13명 의원 이어가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29일 0시를 기해 종료됐다.
지난 27일 오후 9시 30분 즈음 김재경 한국당 의원에서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28일에도 이어졌으나 이날 자정 임시회가 회기 만료로 자동 종료됨에 따라 마무리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회 본회의장. 2019.12.24 leehs@newspim.com |
총 26시간 34분 동안 여야 13명의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4+1협의체(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합의에 따라 상정된 공수처법은 이르면 오는 30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될 예정이다.
김재경 의원(2시간 44분)을 시작으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1시간 28분), 윤재옥 한국당 의원(2시간 3분), 표창원 민주당 의원(1시간 3분),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1시간 7분), 정점식 한국당 의원(2시간 59분), 박범계 민주당 의원(1시간 2분), 여영국 정의당 의원(47분), 신보라 한국당 의원(2시간 59분), 송영길 민주당 의원(1시간 15분), 정태옥 한국당 의원(4시간 12분), 송기헌 민주당 의원(2시간 25분), 강효상 한국당 의원(3시간 45분)이 이어갔다.
지난 23일 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됐을 때 의원들이 3~4시간에 걸쳐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시간이 짧아졌다.
토론 첫 주자였던 김재경 의원은 "공수처법은 반대편을 죽이기 위한 법이자 탄압하는 법"이라고 정의하면서 "일선에서 곧바로 권력을 행사하는 검찰이나 경찰 등에서도 지방 검사장은 임기가 1년인데, 표적수사 혹은 표적 감찰을 불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공수처장은 임기가 3년이고 대통령이 임명한다"며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공수처장이 누구 눈치를 보겠냐"고 비판했다.
정점식 의원 역시 "공수처가 설치되면 전직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되거나 구속되는 한국 정치의 병폐가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며 "공수처의 주요 수사 대상인 판·검사는 앞으로 권력핵심부 수사에서 정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재옥 의원은 "검찰개혁은 검찰권 남용을 방지하고 정치 중립성을 확보하는데 있다"며 "기존 검찰의 힘을 제한하고 인사 독립성을 확보하는게 답이지, 검찰 개혁을 위해 새로운 검찰을 만드는 것은 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때 검찰개혁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공수처 설치 방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권 의원은 "윤석열 총장이 공수처 설치로 강화돼야 할 방향을 정확히 제시했듯, (공수처가 설치되면) 우리 사회 부패 범죄 수사 역량과 총량이 강화돼야 한다"며 "그런데 민주당의 이상한 고집으로 인해 국민이 원하는, 부패의 사각을 없애고 보다 청렴한 사회를 위한 공수처가 아니라 모든 수사기관의 부패수사 역량이 무력화되는 공수처를 설치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은 공수처 설치에 찬성 논리로 반박에 나섰다.
검사 출신인 백혜련 의원은 친정인 검찰에 쓴 소리를 쏟아냈다. 백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에 대한 수사는 전광석화처럼 진행됐지만 나경원 전 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한 수사는 너무나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점들이 국민이 문제제기를 하는 지점이며 기본적으로 국민은 수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하루를 쉰 뒤 오는 30일 새 임시회를 통해 공수처 법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열 방침이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