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종교적 차이 있어… 여러가지 연구할 것"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목표는 20세 이하(U-20) 월드컵, 박항서 감독님과 함께 국위선양 하겠다"
신태용(49) 감독은 26일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직 계약 체결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미 큰 틀에서 합의를 마친 신 감독은 18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추 치비농시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계약서에 서명을 마치면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의 감독으로 선임된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신태용 감독은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였던 독일을 2대0으로 잡아내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신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여러 클럽팀과 대표팀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결국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신태용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을 지휘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2019.12.24 yoonge93@newspim.com |
신 감독은 인천공항에서 "중국과 일본에서도 제안을 받았다.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선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두 나라의 클럽팀을 가는 것이 좋지만, (베트남) 박항서 감독님이 국위선양을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인도네시아에어 한국을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대표와 연령대 감독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 같은 것들을 우리보다 한 단계 낮은 팀에 가서 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어느 정도 가르칠 수 있는지, 얼마나 레벨을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가 신태용 감독에게 거는 키대가 크다. 2021년 자국에서 개최하는 U-20 월드컵 성적에 대한 갈망이 큰 상황이지만, 신 감독을 선택했다. 특히 과거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았던 외국 감독들의 연봉과 동일한 수준의 3년+2년 이라는 장기계약을 제안하기도 했다.
신태용 감독은 "일단 옵션 계약인 2년은 필요없다고 선을 그었다. 깔끔하게 보장된 3년 내에 내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그 후의 일은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로 진출하는 신 감독은 성인국가대표 뿐만 아니라 올림픽 대표팀, U-20 대표팀까지 모두 총괄한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미 한국에서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했던 U-20 월드컵부터 스즈키컵 등도 이야기하더라"라고 말했다.
신 감독을 도와줄 지도자들도 인도네시아로 함께 간다. 러시아월드컵에서 골키퍼 코치를 맡았건 김해운 코치가 수석코치까지 겸임하고, 이재홍 피지컬 코치도 합류했다. 최근 U-20 월드컵 준우승에 일조했던 공오균 코치도 인도네시아행을 선택했다.
신 감독은 "세 분 모두 대표팀에서 나와 호흡을 맞췄던 지도자들이라 서로를 잘 안다. 한국인 코칭스태프는 최대 4명까지 고려하는 가운데 상황에 따라 한 분은 수비쪽으로 더 모셔갈 고민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다른 종교와 문화 등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최근 박항서 감독은 신태용 감독에게 "타지 생활은 언어와 소통, 관습, 문화 모든 것이 다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종교적인 문제가 있다"고 조언한 것이 적중했다.
신태용 감독은 "박 감독님이 정확하게 지적해 주셨다. 그나마 베트남은 불교와 유교 문화가 중심이라 이질적인 부분이 덜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일름 문화이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슬람 문화에는 라마단(4~5월 사이의 금식기간)이 있어 선수들의 체력이 낮을 것일 수도 있다. 여러가지로 연구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