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들의 아시아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에서 살아남는 것은 명품 브랜드들뿐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소매 유통기업들은 지난 20년 간 아시아 시장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하다가 이제 모조리 백기를 들고 후퇴하고 있다.
영국 테스코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테스코는 2년 전 한국에서 철수한 뒤 2013년에는 중국 사업을 합작 형태로 축소했고, 현재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사업 매각을 검토 중이다. 독일 메트로 AG는 지난 11월 중국 사업을 토종 기업에 매각했고 일본과 인도, 파키스탄에서도 매각을 검토 중이다.
프랑스 까르푸는 한국, 일본, 인도에서 백기를 든 뒤 중국 법인 지분의 80%를 토종 업체에 매각했다. 영국 막스앤스펜서도 지난해 아시아 시장에서 탈출했다.
반면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케어링 등 유럽 명품 브랜드들은 아시아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리서치 업체 칸타르의 리테일인사이츠 부사장인 레이 골은 "아시아 시장에서는 명품이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필수품을 파는 유통기업보다 잘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슈퍼마켓 체인업체들이 중국 등 아시아에서 고전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나 정치적 상황 등 거시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토종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이 급격히 성장하는 상황에서 토종 업체들이 과감하고 발빠르게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동안 유럽 기업들은 브랜드의 힘만 믿고 대처가 늦었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토종 업체들이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시장에서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패배한 반면, 대체 불가능한 명품 브랜드들만이 살아남았다는 분석이다.
일부 글로벌 유통기업들은 토종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발판을 다지고 있다. 프랑스 오샹은 알리바바가 투자한 중국 선아트 리테일그룹에 대한 지분을 늘렸고, 월마트는 JD닷컴과 손 잡고 중국에서 500개의 매장을 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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