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터키와 국제 인권단체 등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관련한 사우디아라비아 법원 결정을 강력히 비판했다.
23일(현지시각) 사우디 법원은 카슈끄지 살해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 5명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3명에겐 징역형을 선고했다.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터키 외무부는 사우디 검찰이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총 31명을 수사한 뒤 11명의 혐의를 인정했는데, 그중 총 8명에게만 사형 및 징역형이 선고됐고 나머지 3명은 무죄를 선고 받았음을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특히 사우디 검찰은 앞서 발표한 수사 결과에서 카슈끄지 살해 작전의 총책임자로 빈 살만 왕세자의 최측근이자 사우디 정보기관 2인자인 아흐메드 알아시리를 지목했지만, 이날 재판에서 그를 포함한 왕세자 측근들은 모두 풀려난 것이다.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사우디 법원이 정의를 실현하는 데 한참 못 미치는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살인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정의 실현을 바란 터키와 국제사회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책임감의 결여"라고 비난했다.
국제인권감시기구 대변인 아흐메드 벤쳄시도 카슈끄지 사건이 처음서부터 아직까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면서 "사우디 검찰이 이번 사건의 윗선은 수사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등 어떤 사람들이 카슈끄지 살해를 명령했는지 알아내려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터키 친정부 일간 데일리 사바의 메흐멧 젤리크 편집장은 "사우디의 여러 고위 인사에게 법적으로 책임을 묻지 않은 이 판결의 신뢰도가 의심스럽다"면서 "사형 선고를 받은 피의자 5명이 희생양으로 선택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