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종류 바꿔 내년 봄 돌아올 듯
폴란드, 北 노동자 전원 송환 완료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정한 철수 기한(12월 22일)을 앞두고 귀국하며 "내년에 다시 온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노동비자가 아닌 관광이나 유학, 연수 비자로 다시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소식통은 "요즘 노동비자를 받아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대부분 철수했다"며 "하지만 이들은 철수하면서 '내년에 다시 온다'는 말을 남기고 귀국길에 올랐다"고 말했다.
북러 접경지대인 러시아 하산역 앞의 북한과 러시아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소식통은 "다년간 러시아의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북한 근로자들은 철수하면서 주변 러시아 동료들에게 '내년에 다시 만나자'고 공공연히 말했다"며 "2017년에 5년짜리 노동 비자를 발급받아 러시아에 온 노동자들은 일단 귀국했다가 비자 형태를 바꿔서 다시 러시아에 파견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지난해 말부터 새로 파견되기 시작한 근로자들은 1년 기한의 연수비자를 소지하고 있으며 일부는 3개월짜리 관광비자를 발급받아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며 "연수비자 신청서의 연수 목적을 보면 러시아어를 배우거나 건축 현장실습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이들은 모두 건설현장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소식통은 RFA에 "북한 근로자들은 지금 갖고 있는 노동비자는 문제가 되기 때문에 연수비자나 관광비자를 다시 받아서 돌아오겠다는 설명을 했다"며 "유엔의 대북제재가 없을 때에도 이들은 건설공사 일감이 없는 겨울이면 일단 귀국했다가 다음해 봄에 다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12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화성-15형' 발사에 맞서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2019년 12월 22일까지 북한 노동자들을 송환하도록 했다.
러시아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 노동자들을 대거 돌려보내고 있다. 한때 3만명이 넘었으나 올해 3월 4000명 미만으로 줄었다. 지난 9월 평양주재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는 12월 22일까지 한 명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폴란드는 이달 5일 현재 송환해야 할 북한 노동자는 한 명도 없다고 안보리에 보고했다. 폴란드는 앞서 3월 1차 중간 이행 보고 때 약 400명의 북한 노동자가 자국으로 떠났고 30명이 남아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