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게임 교습가 데이브 펠츠 "상황이 허용하는 한 항상 꽂고 스트로크하라"
깃대가 골퍼 쪽으로 기울어져 있거나 강풍 불 때에는 빼고 치라는 주장도
Q: 퍼트할 때 또는 짧은 칩샷을 할 때 깃대를 홀에 꽂아두는 것이 낫습니까. 아니면 홀에서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까.
A:[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올해부터는 플레이어가 퍼팅그린에서 스트로크를 할 때에도 깃대를 홀에 꽂아둬도 됩니다. 퍼트한 볼이 홀에 꽂힌 깃대를 맞아도 페널티가 없습니다.
그린 주변에서 짧은 칩샷·피치샷을 할 때, 퍼팅그린에서 퍼트할 때 깃대를 꽂아둘지, 제거할지는 골퍼들 마음에 달려있습니다. 전문가들이나 프로골퍼들도 의견이 다릅니다.
한 프로골퍼가 미국PGA투어 대회에서 깃대를 홀에 꽂아둔 채 퍼트하고 있다. 골퍼들 느낌으로는 어떨지 모르나, 과학적으로는 깃대를 홀에 꽂아두는 편이 홀인 확률이 높다고 한다. [사진=미국PGA투어] |
깃대를 홀에 꽂아두라는 쪽은 쇼트게임 교습가 데이브 펠츠, 프로골퍼 브라이슨 디섐보·프레드 커플스가 대표적입니다.
펠츠는 대학시절 잭 니클로스와 함께 골프선수를 하다가 방향을 바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과학자로 근무한 후 골프교습가로 전향한 사람입니다. 골프교습에 과학을 접목한 이론가이자, 많은 프로골퍼들을 가르치는 세계적 교습가입니다.
그는 스윙로봇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그린 프린지에서 로봇으로 수십회 샷을 한 끝에 '깃대를 꽂아두는 편이 깃대를 제거했을 때보다 홀인 확률이 33%포인트 높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적절한 스피드로 굴러가는 볼은 바로 홀인되지 않더라도 깃대를 맞고 홀에 들어가거나 홀 주변에 멈출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내리막이거나 그린 스피드가 빠를 땐 더욱 그래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단, 깃대가 골퍼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거나 강풍으로 깃대가 요동칠 때에는 깃대를 제거하라고 권합니다. 깃대가 앞으로 기울어져 있으면 볼이 깃대를 맞고 홀에 떨어질 공간이 그만큼 줄어들고, 강풍이 불면 볼이 움직이는 깃대에 맞고 홀 밖으로 퉁겨나올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죠.
지난주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 미국팀 부단장 중 한 명이었던 커플스는 "깃대를 빼고 칠 경우 볼 스피드가 완벽하지 않으면 홀인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합니다.
프로골퍼 가운데 '과학'을 가장 많이 들먹이는 디섐보도 깃대를 꽂고 치라는 쪽입니다. 슬로 플레이로 비난을 받는 디섐보이지만, 현재 남자골프 세계랭킹 13위입니다.
기술 발달로 깃대 굵기(장비 규칙에 깃대를 꽂았을 때 그린표면 아래 3인치 지점에서 그린표면 위 3인치 지점까지는 직경 0.75인치 이하면 된다고 나와있음)가 가늘어지는 추세이므로 깃대와 홀(직경 4.25인치) 가장자리 사이의 공간이 넓어진 것도 이쪽 주장의 한 배경입니다. 또 깃대를 그대로 두면 그것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깃대를 뺐다가 꽂았다 하느라고 왕래하는 수고와 시간을 줄여줌으로써 플레이 속도를 높이고 코스 보호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그 반면 칩샷이나 퍼트를 반드시 홀에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깃대를 제거하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타이거 우즈, 강욱순이 대표적입니다. 강욱순은 "볼을 홀에 곧바로 넣고야 말겠다는 생각아래 깃대를 빼고 홀에만 집중한다"고 말합니다.
또 아주 짧은 거리의 탭 인 퍼트를 할 때 너무 강하게 치면 볼이 깃대를 맞고 퉁겨나올 가능성이 있으므로 깃대를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