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465개 법 제·개정해야
회기별 중점 입법 과제 '깜깜이'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회 여소야대 상황에 가로막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추진 동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국정과제 입법 추진 현황을 수시로 점검해야 할 정부도 손을 놓은 상황이다. 정부도 수수방관하는 동안 사회적경제 기본법 제정 등 여야 간 쟁점이 없는 국정과제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장기 표류 중이다.
16일 기획재정부와 국무조정실, 법제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100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법안 제·개정 현황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내놓은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면 100대 국정과제 중 91개 과제를 이행하려면 법률 465건을 제정하거나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465건 법 제·개정 과제 중 현재까지 몇 건을 완료했는지 파악하는 부처는 없다. 쉽게 말해서 국정과제 입법 현황을 종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안 보인다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부처마다 국정과제 관련 법안을 별도로 관리한다"며 "(입법 실적 등을) 바로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까지는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 제12차 본회의에서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을 상정 하고 있다. 2019.12.10 leehs@newspim.com |
국정과제 관리 소홀은 국회 회기 별 중점 법안 지정 여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정부는 회기별로 국정과제 중점 법안을 선정하기로 했다. 특히 일일 상황 점검 등 중점 법안을 특별 관리하겠다고도 했다. 법제처 및 총리실 주도로 입법 추진 상황을 3개월에 한 번씩 점검하고 관리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지난 10일부로 올해 정기국회가 끝났지만 정부가 선정한 중점 법안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국무조정실과 법제처에 올해 정기국회 중점 법안을 문의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국무조정실과 법제처는 공을 미루거나 소관 부처가 관리하다는 답을 반복했다.
문제는 정부의 국정과제 추진 동력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점이다. 당장 내년 4월에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다. 공수처 설치 등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법안 논의가 마무리되면 국회는 총선 준비에 들어간다. 내년 상반기 국회 개원은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 더욱이 내년 4월 총선이 끝나도 21대 국회 상임위 구성 등을 감안하면 빨라야 6월에나 국회가 열린다. 정부 입장에서는 내년 상반기 입법 추진은 사실상 전부 멈춰서는 상황이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내년 국회 일정을 감안하면 올해 남은 임시국회에서 최대한 많은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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