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컬처톡] '아이언 마스크' 관록의 사총사가 전하는 부정

기사입력 : 2019년12월15일 10:01

최종수정 : 2019년12월15일 18:03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가 누구나 공감할 부정(父情)으로 찾아왔다. "자식을 포기하는 아버지는 없다"는 명대사가 극장을 찾은 중장년 관객들의 마음을 뜨겁게 울린다.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 중인 '아이언 마스크'는 동명 원작 소설, 영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와 '삼총사'의 주역이 다시 만난 작품이다. 루이 역에 산들, 노태현, 김동한, 달타냥 역에 이건명, 김준현이 나섰다. 아토스 역 서범석, 신성우, 아라미스 역 윤영석, 박상돈, 포르토스 역 김법래, 장대웅이 호흡을 맞춘다. 20년 이상의 내공을 자랑하는 베테랑들이 모인 만큼 진한 감동과 웃음을 보장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19 '아이언 마스크' 공연 장면 [사진=메이커스프로덕션] 2019.12.13 jyyang@newspim.com

◆ 서범석·윤영석·김법래에 김준현까지…관록의 사총사가 다 한다

'아이언 마스크' 스토리는 '삼총사'로 유명한 알렉산드르 뒤마의 소설과 동명 영화에서 가져왔다. 왕비가 쌍둥이를 낳자, 하늘 아래 두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다며 한 아이에 철가면을 씌워 바스티유 감옥에 가뒀다는 이야기다. 왕위에 오른 루이(노태현)의 폭정이 7년간 이어지자 백성들과 혁명 조직 결사대, 모친인 태후(백주연)마저도 왕을 바꿔야 한다고 공감한다. 나이들고 병들어 은퇴한 '삼총사' 중 아토스(서범석)의 아들 라울이 전쟁터에서 죽게 되고, 총사 대장이 된 달타냥(김준현)은 왕을 지키려 그들과 대립하게 된다.

시종일관 극의 중심을 잡는 건 삼총사와 달타냥의 활약이다. '삼총사'의 익숙한 얼굴들이 대거 함께 출연하는 덕에 그 후속편을 보는 듯 하다. 아들을 잃고 포효하는 아토스의 절망은 단숨에 객석을 눈물짓게 한다. 극 전체의 해설을 담당하는 아라미스는 믿음직하고, 포르토스는 넘치는 카리스마와 뜻밖의 유머로 관객들을 울리고 웃긴다. 이제는 늙어버린 삼총사가 검을 들고 액션을 할 땐 열정에 절로 감동이 밀려온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19 '아이언 마스크' 공연 장면 [사진=메이커스프로덕션] 2019.12.13 jyyang@newspim.com

달타냥 역의 김준현은 루이·필립 역의 노태현과 함께 주연급 비중을 담당한다. 액션과 드라마, 로맨스를 모두 소화하는 김준현은 열정의 연기로 극을 장악한다. 뛰어난 외모가 총사대장 역할에는 방해가 될 정도지만 앤 여왕과 멜로신에서는 여지없이 설득력을 안긴다. 달타냥과 삼총사의 단단한 사중창이 극장에 울려퍼질 땐 그게 어떤 감정이든 모두가 울컥할 수밖에 없다.

◆ 미묘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의도대로 '중장년특수' 누릴까

루이·필립의 1인 2역을 담당하는 노태현의 고군분투는 박수를 받을 만 하다. 비정한 왕인 루이와 소심한 필립을 오가는 연기를 해내는 건 아직 데뷔 1년도 안된 신예에겐 쉽지 않은 일. 두 역을 오가며 열연하는 동안 황색과 푸른색으로 바뀌는 조명, 그림자 효과 등은 어느 유명 작품을 떠올리게도 한다. 사실 완전히 다른 인격의 1인 2역 설정은 이제 흔한 뮤지컬의 문법으로 자리잡았다. 새삼 '지킬앤하이드'가 한국 뮤지컬 시장에 끼친 지대한 영향력을 실감하게 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19 '아이언 마스크' 공연 장면 [사진=메이커스프로덕션] 2019.12.13 jyyang@newspim.com

이 작품의 셀링포인트는 다양한 형태의 부성애다. 아들의 죽음이 도화선이 돼 혁명에 가담한다는 설정은 다소 빈약하게 느껴지지만, 자식을 위하는 아버지의 마음만큼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다. 아들 라울을 잃고, 필립과 교감하는 아토스의 미묘한 관계는 또 다른 부자간의 정을 암시한다. 결국 평생 가면을 쓰고 아토스와 같은 듯 다른 부정을 보여주는 달타냥의 반전도 뜻밖의 감동을 안긴다.

'아이언 마스크'에는 마지막 감상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왕년에 '지킬앤하이드' '오페라의 유령' '아이다' 등 대형 뮤지컬 주연으로 활약했던 최고의 배우들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김준현을 비롯해 서범석, 윤영석, 김법래는 국내 뮤지컬의 발전을 함께 해온 주역들이다. 그때를 기억하는 이들의 추억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타깃층이 뚜렷하다. 보다 공연 소비층을 넓고 두텁게 하려는 시도가 분명히 느껴진다. 내년 1월 26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