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언어는 완곡어법... 반대 명백히 촉구한 것"
"사법방해는 정치 망치고, 평화방해는 나라 망쳐"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해 28일 "국회회의 방해, 사법개혁 방해, 선거개혁 방해, 수사 방해를 넘어서 '평화 방해'도 태연하게 자행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나 원내대표가 지난 11월 20일 방미 다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에게, 그 이전엔 지난 7월 방한했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한국 총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해달라는 요청과 우려를 전달했음이 확인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쳐 2019.11.28 urijuni@newspim.com |
이 의원은 "한국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행 속도가 조정되어야 한다는 믿기 힘든 발상을 하는 것"이라며 탄식했다.
그는 "파문이 일자 본인이나 당 대변인이 늘어놓는 해명을 보니, 그걸 변명이라고 하는 그들이 가련하고 가소롭고 가탄스럽고 가증스럽다"며 "한국당에 유리한 총선 지형을 위해서 미국에 명백하게 간청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2018년 지방 선거를 하루 앞두고 열린 1차 싱가폴 미북정상회담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북미회담이 또 다시 총선 전에 열릴 경우 안보를 위협하고 정상회담 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금년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그러한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외교적 대화에서 진의는 완곡어법으로 포장된 후 전달된다"며 "평화 프로세스를 늦춰서라도 '북미정상회담은 21대 총선 직전에는 절대로 하지 말아 달라'고 명백히 촉구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요청이건 문제제기이건 우려건 뭐라 부르건 한국선거라는 초점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북미정상회담 당사자는 미국"이라며 "미국 백악관이나 공화당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 못하고 한국총선 영향 운운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고 비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치 조선시대에 명나라에 다녀온 후 명나라 황제의 뜻이 이러하니 조선은 그 뜻을 잘 새겨서 처신해야 한다고 호들갑을 떠는 '숭명(崇明)주의'가 체화된 정승판사가 연상되었던 것은 나만의 경우일까"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사법 방해는 정치를 망치지만 평화 방해는 나라를 망친다"며 "한반도 평화보다 자당의 선거전략을 더 우위에 놓는 발상을 거리낌 없이 하는 한국당과 나경원 사법방해범에게 국민들은 '대한민국 국민이십니까?' '대한민국 정당이 맞습니까?'라고 묻게 되는 것"이라고 냉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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