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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믿고 먹었는데" 유명 햄버거집 위생불량에 불안한 시민들

기사입력 : 2019년11월24일 07:00

최종수정 : 2019년11월24일 07:00

식약처 "햄버거 프랜차이즈 8곳 중 1곳 식품위생법 위반"
시민들 "'높은 접근성·저렴한 가격' 자주 찾았는데...신뢰↓"

[서울=뉴스핌] 황선중 윤혜원 기자 = "대형 프랜차이즈인데 위생 불량이요? 알면 절대 안 왔죠"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프랜차이즈 햄버거 매장. 점심시간을 넘긴 시각에도 매장에는 햄버거와 감자튀김 등으로 요기를 하러 온 고객들이 눈에 띄었다. 여느 햄버거 매장과 같아 보이는 이 매장은 전날 식품의약처안전처(식약처) 위생 점검에서 위생 불량으로 판정된 곳이다.

30일 정치하는 엄마들을 비롯한 시민단체 9곳과 '햄버거병' 피해아동 어머니가 한국맥도날드와 정부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9.01.30. adelante@newspim.com

하지만 이 매장에 있던 고객들 대부분은 이를 모르는 듯한 눈치였다. 매장에서 막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던 박모(33) 씨는 "이 매장이 비위생 업소로 적발된 곳인 줄 전혀 몰랐다"며 "이를 알았더라면 절대 방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손사레를 쳤다.

서울 송파구의 또 다른 불량 위생 적발 업소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모습이었다. 매장에 있던 고객들은 매장이 비위생 업소로 적발된 곳이라는 사실을 듣자 아연실색했다. 학생 정혜림(17) 씨는 "비위생 업소로 적발됐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얼마나 비위생적으로 운영된 것인지 알아보고 만약 심각한 수준이라면 앞으로 방문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맘스터치, 맥도날드 등 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들의 비위생적 운영 실태가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명 '햄버거병'과 '언더쿡'(기계 오작동으로 햄버거 패티가 덜 익는 현상) 공포도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위생 문제까지 겹치자 햄버거 매장 이용을 꺼리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24일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보름간 전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 147곳을 대상으로 위생 점검한 결과 8곳 중 1곳꼴인 19개 매장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됐다.

위반 업체는 맥도날드가 7곳으로 가장 많았다. 맥도날드는 최근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공개한 언더쿡 의심 사례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특히 지난 2016년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은 4살 아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이른바 햄버거병에 걸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현재 검찰 수사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 단속에서 맘스터치 6곳, KFC 5곳, 롯데리아 1곳 등이 위생 상태 불량으로 확인됐다. 전체 위반 내용은 조리장 위생 불량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라는 점을 믿고 매장을 이용했던 시민들은 이 같은 소식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31) 씨는 "친숙한 햄버거 브랜드들은 '규모가 큰 만큼 위생이나 안전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지'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며 "그런데 정작 대기업 프랜차이즈에서 위생 문제가 터지니 실망이 더 크다"고 꼬집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햄버거 매장 이용 중 패티가 덜 익었거나 위생 상태가 불량한 제품을 발견하면 즉각 신고해달라"며 "이번에 적발된 매장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내리고 3개월 이내에 다시 점검해 개선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w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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