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중국인 유학생이면 '반성문' 조건 고소 취하"
[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서울대학교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기 위해 설치된 '레넌 벽'이 훼손된 사건과 관련해 서울대 학생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기로 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홍진모)은 19일 "홍콩과의 연대를 위한 레논 벽이 훼손된 것을 발견했다"며 "레넌 벽에 붙인 두꺼운 종이재질 피켓이 찢어진 점, 포스트잇이 구겨졌다 다시 펴진 점 등으로 누군가 의도적으로 훼손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19일 "전날 오전 홍콩과의 연대를 위한 레논 월이 훼손된 것을 발견했다"며 "대학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홍보물 훼손 시도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고소장을 제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진=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
홍진모는 "배움의 공간에서 이를 훼손하는 것은 다른 의견을 힘으로 짓누르려는 행위이며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레넌 벽은 수많은 시민이 모아주신 후원금과 서울대 학생의 마음이 모여 만들어진 데다, 저희 모임 구성원을 향한 폭력과 위협, 허위 신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민 끝에 형사고소라는 강경한 대책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불필요한 마찰을 막기 위해 고소장을 제출하고자 한다"며 "홍보물 훼손을 시도하는 모든 분이 재물손괴죄라는 중죄에 해당한다는 점과 더는 없어야 할 잘못된 폭력임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인 유학생들도 타국에서 공부하는 한 명의 개인임을 잘 알고 있으며, 대자보 훼손의 범인이 중국인 유학생으로 밝혀진다면 반성문 작성을 조건으로 즉각 고소를 취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진모는 오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관악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연세대 학생모임인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 한국인 대학생들'도 교내에 게재된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이 무단 철거된 사건과 관련해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고소장을 냈다.
전남대에서도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 훼손 사건이 발생해 학생들이 지난 18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hw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