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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종전 로드맵 나온다...단계적 관세철회가 '핵심축'

기사입력 : 2019년11월08일 15:16

최종수정 : 2019년11월08일 18:00

[서울=뉴스핌] 이홍규 김세원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종결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조만간 나올 전망이다. 양측이 1단계 무역합의의 일환으로 상호 관세를 단계적으로 취소키로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세 철회를 중심으로 하는 로드맵의 축은 마련된 모양새다. 다만 백악관 고위 인사가 관세철회 합의를 부인하는 등 장내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 中 "美와 상호관세 철회 합의"...美도 관계자발 확인

7일(현지시간) 중국 상무부는 "지난 2주 간 (미중) 고위급 협상단이 진지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한 결과 합의에 진전이 이뤄지면서 추가 관세를 단계별로 철회하기로 합의했다"며 "양국이 '1단계' 합의를 최종적으로 이뤄내면, 합의한 내용에 따라 추가 관세를 같은 비율로 동시에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으나 각종 외신 보도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의 확인 언급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계자를 인용, 미국과 중국의 관세 철회 합의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양측의 관세 철회는 16개월 동안 지구촌 경제를 흔들고 있는 무역전쟁의 종결을 위한 핵심 사안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0~11일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큰 틀에서 1단계 합의를 봤다. 하지만 정상 간 서명을 위한 세부 협상에서 양측은 관세 철회 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었다.

◆ "美, 中 관세 시행·계획분 모두 취소 요구에 일부 양보"

당초 미국은 1단계 합의에서 일단 중국이 연 400억~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는 대신, 지난달 15일 예정됐던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물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25%→30%)을 보류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기존에 부과한 2500억달러 물량에 대한 25% 관세를 철회하는 것은 물론 지난 9월 별도로 시행한 1120억달러 물품에 대한 15% 관세 역시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12월 15일 예정된 1560억달러 어치 수입품에 대한 15% 관세 계획도 취소해야 한다고 한다고 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시작되기 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오른쪽부터)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2019.10.10. [사진= 로이터 뉴스핌]

중국의 이같은 요구에 트럼프 행정부는 일단 9월 시행분과 12월 예정분 총 약 3000억달러에 대한 15% 관세 철회를 양보안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추가 관세를 전부 철회하기 보다는 추가 협상 결과에 따라 취소 물량을 조정하며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일부 양보를 한 것은 무역전쟁 등으로 내년 대선 판도가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직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은 지난 5일 미국 4개주(州) 지방선거 결과 전통적 텃밭이던 켄터키에서 민주당에 주지사 자리를 뺏기는 등 패배했다. 미시시피 주지사 선거 한 곳에서만 자리를 겨우 지켰다.

◆ 종전 '로드맵' 조만간 모습...美, 내부 반대 걸림돌

철회 항목과 규모가 발표되면 양측의 총 3단계에 걸친 구체적인 무역전쟁 종전 로드맵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관세 철회 합의는 무역전쟁의 수위를 낮추는 로드맵 마련을 촉진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무역합의가 최종 타결되는 즉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고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양측은 2단계 무역협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2단계 협상은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근절, 지식재산권 보호, 시장 접근의 공정성 확보 등 중국의 구조적인 산업·통상 문제를 놓고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 급부로 미국이 부과한 징벌적 관세가 추가로 취소되거나 완화되는 구조일 가능성이 크다. 3단계 협상은 합의 이행장치 설치와 관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양측의 무역전쟁 종전 로드맵이 수월하게 마련될지는 알 수 없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철회와 관련해 공식 발표를 하기 전부터 내부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로이터는 상호 단계적 관세철회 방안을 놓고 백악관에서 격렬한 반대가 나오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같은 관세 철회 방안은 지난달 1단계 무역합의에서는 없던 내용인 데다 미국의 협상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특히 백악관 내부 대(對)중 강경파들이 이같은 반대 여론을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백악관 내부 뿐 아니라 외부 자문 인사들도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관세 철회 합의를 부인하기도 했다. 나바로 국장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7일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현재로서 1단계 합의 조건으로 기존 관세를 없애기로 합의한 것은 없다"면서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나바로 국장은 백악관 내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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