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 서울·한남서 동시 개최
11월 1일~내년 1월 5일까지 전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보편적이면서도 밀접하고 개인적인 것, 그것이 동시대 미술이다."
이는 큐레이터 맷 블랙이 생각한 동시대 미술의 키워드다. 영상 제작자이자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그는 가나아트에서 동시대 미술 현장을 대표하는 34명의 글로벌 작가들과 함께 '리플렉션'전으로 한국 관람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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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여성주의 작가 베티 탐킨스의 작품 2019.10.31 89hklee@newspim.com |
이번 전시는 맷 블랙이 작가들과 나눈 대화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됐다. 그가 인터뷰를 기반으로 만든 동명의 책과 영상에서 따와 전시명도 '리플렉션'이 됐다. '반영'이라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 '리플렉션'전은 작가, 작품, 그리고 현시대 미술에 대한 반영을 다룬다.
맷 블랙은 31일 가나아트에서 진행된 '리플렉션'전 간담회에서 "우리를 둘러싼 관계, 관심사를 작품에 녹여냈다. 아울러 동시대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아티스트와 작업과 미술을 바라보는 관람객의 시선도 담아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 아티스트들이 무엇을 보고 표현했는지, 미래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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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마르티네즈 (Patrick Martinez)의 'Chief Joseph' [사진=가나아트센터] |
그가 생각하는 동시대 미술은 두 가지다. 보편적이면서도 개인적인 것. 맷 블랙은 "미술은 세계와 세상과 연결고리가 유지돼 왔다. 현재의 '동시대 미술'은 개인적이다. 이를 종합해 보편적이면서도 밀접하고, 개인적인 것이 '동시대 미술'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도 볼 수 있다. 현대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작품들이다. 여성주의 작가 베티 탐킨스는 여성을 표현하는 3500개의 단어를 수집해 이를 화면에 찍어낸 작품을 출품했다. 게리 시몬스, 라쉬드 존스, 뱅크스 바이올렛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인종 문제를 작품에 끌어들여 논쟁의 대상으로 삼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패트릭 마르티네즈는 현지에서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네온사인 간판 형식으로 안젤라, 데이비스, 제임스 볼드윈, 미국 원주민 추장을 말을 이용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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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작품 '시저(Caesar)'에 대해 설명하는 토니 마텔리(오른쪽)와 큐레이터 맷 블랙2019.10.31 89hklee@newspim.com |
실험적 작가들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토니 마텔리는 고대 로마의 시저 조각을 재현하고 그 위에 사실적으로 구현해 낸 망고, 딸기 등의 과일을 병치했다. 이 작품에 대해 토니 마텔리는 "조각은 과거 아름다움을 힘껏 뽐냈던 작품이다. 반면 과일은 신선도가 높고 최고의 맛을 내는 현재를 보여준다. 상반된 두가지를 통해 기억과 시각의 충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백승우 작가는 사진 위에 스텐실로 텍스트를 찍어낸 '100% Comments' 시리즈를 통해 사적인 내러티브를 담은 텍스트와 사진이 병합됐을 때 그 객관성이 훼손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한국에서 태어나 1989년부터 미국에서 활동한 로스타는 그래픽 디자인을 연상시키는 작업으로 캘리그라피와 회화의 경계를 넘나든다. 로스타는 "1997년부터 추상회화, 추상 캘리그라피를 중점에 두고 작품을 해왔다"며 "한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전통 회화를 참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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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제프쿤스의 'Grazing Ball' 시리즈 2019.10.31 89hklee@newspim.com |
제프쿤스의 '그래이징 볼(Grazing Ball)' 시리즈도 마련됐다. '그래이징 볼'시리즈는 명화를 모사한 작품 위에 코발트 블루 색의 원형 유리를 붙여 관람자가 그림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게 된다. 이는 작가의 의도이기도 하다.
제프쿤스의 작품을 전시한 이유에 대해 맷 블랙은 "신진 아티스트와 기성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동일한 선상에 놓자는 취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프쿤스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별도의 세계를 구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 건물 안에서 다른 작가의 작품과 따로 또 같이 선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가나아트 서울과 한남에서 모두 이뤄진다. 서울관에는 엔젤 오테로, 제이비 버나뎃, 토니 마텔리, 켈티 페리스, 래리 클락, 로버트 롱고, 에린 라일리, 태린 사이먼, 라쉬드 존슨, 제프 쿤스 등의 작품이 펼쳐진다. 한남에서는 블레어 서먼, 사이어 고메즈, 그렉 보긴, 파블로 토멕, 하모니 코린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전시는 11월 1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열린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