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속 시미 밸리에 또 산불..레이건 도서관 인근까지 불길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대형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30일(현지시간) 강풍과 함께 또 다른 산불이 발생,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마저 화마에 희생될 위험에 처했다.
CNN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로스앤젤러스(LA) 북서쪽 시미 밸리에서 이날 새벽 산불이 발생, 때마침 불어온 강풍을 타고 급속히 번지고 있다.
LA 소방당국은 '이지 파이어'로 명명된 이 산불이 이날 오전 6시쯤 발화됐으며 불과 4시간 만에 인근 1000에이커로 확대됐으며 주변 6500 가구 주민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특히 이 산불은 미국 내 명소 중 하나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 주변까지 번졌다. 소방 당국은 불길이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 등으로 옮겨붙는 것을 막기 위해 비행기와 헬기 등을 동원해 물을 쏟아부으며 불길을 잡는 데 주력했다.
LA 주변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 소방대원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CNN 방송등은 수시로 로널드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 현장의 취재진을 연결하는 등 이를 긴급 뉴스로 다뤘다.
이밖에 LA 서부 벨에어, 브렌트우드 등을 덮친 게티 파이어로 주민 9000여 명에 이미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 지역 전력회사인 서던캘리포니아에디슨(SCE)은 30만 가구에 강제단전 조처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이날 저녁까지 최고 풍속 시속 80마일(128.7㎞)에 이르는 허리케인급 강풍이 남부 캘리포니아에 닥칠 수 있다며 '극도의 적색경보(extreme red flag)'를 내린 상태다. 이는 캘리포니아에서 측정된 풍속으로는 수년 만에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반면 샌프란시스코 베이 일대에는 바람이 점차 잦아지고 있어 캘리포니아 북부의 와인 생산 단지 일대를 폐허로 만들었던 '킨케이드 파이어' 진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킨케이드 파이어는 캘리포니아 북부의 소노마 카운티 등 와인 산지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시에라 풋힐스 일대를 덮쳐 7만6000 에이커를 불태웠으며 현재 30% 정도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산불에 대처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캘리포니아 주민 약 23만 명에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