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에티오피아에서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비 아흐메드 알리 총리(43)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사망자가 나왔다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아비 총리는 상을 수상한 지 2주도 되지 않아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에티오피아 최대 부족 오르모족 주민들이 아비 아흐메드 알리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타임스(NYT)는 아비 총리의 정적인 자와르 모하메드(33)가 경찰이 조직적으로 자신을 공격하려고 했다고 주장하면서 그의 오르모족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23일(현지시간)부터 시위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시위가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돼 이튿날에는 아다마와 하라르, 암보 등 인근 도시들로 확산됐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경찰의 공격'으로 6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영국 BBC 방송은 아디스아바바 외곽에서 소요 도중 3명이 사망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아비 총리가 최근 발간한 책을 화형에 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티오피아 정부 측은 사망자와 관련해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았으며, 아비 총리도 시위 관련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자와르와 아비 총리 모두 에티오피아 최대 부족인 오로모족 출신이지만, 부족과 정부의 관계에 대해 상이한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국제위기그룹의 에티오피아 전문가인 윌리엄 데이비슨은 "아비 총리는 집권 연정과 국가를 부족 정치로부터 탈피시키려 하지만 자와르는 오로모족의 자치와 권한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비 총리는 전반적으로 모든 에티오피아 국민들의 이익을 위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자와르와 같은 인권 운동가들이 주장하는 오로모족 등 부족별 우려 사안을 무시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와르는 미국 시민권자로 에티오피아에서 '오로미아 미디어 네트워크'라는 독립 매체를 창립했다. 전임 정권에서 테러리스트로 규정돼 본국으로 들어오지 못하다가 아비 총리가 입국 금지를 해제한 후 지난해 귀국했다.
자와르와 아비 총리는 긴장 관계를 유지했지만 모두 오모르족에게서 지지를 받으며 아슬아슬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 22일 아비 총리가 의회에서 "익명의 언론 소유주가 인종적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자와르를 겨냥해 경고를 날리자 관계가 악화됐다.
아비 총리는 "지금까지 인내심을 발휘했지만, 이러한 행동이 에티오피아의 평화를 훼손한다면 조치에 나서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아비 총리는 수십 년에 걸친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와의 국경분쟁을 종식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1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01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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