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14일 오후 사퇴…“제 역할은 여기까지”
법조계도 ‘깜짝’…“늦은 사퇴지만 혼란 잠재울 것”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조국(54) 법무부 장관이 14일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장관 취임 35일 만이다. 서초동 법조타운은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에 놀라면서도 대체로 적절한 선택이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며 장관직 사의 의사를 밝혔다. 조 장관의 사퇴로 공백이 된 장관 자리는 당분간 김오수(56·사법연수원 20기) 법무부 차관이 대행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조 장관의 깜짝 사의 표명을 두고 대체로 놀랍긴 하지만 적절한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진작 사퇴를 했어야 한다”면서도 “이제라도 혼란스러운 상황을 잠재울 수 있는 결정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을 떠난 검사장 출신 인사도 “늦었지만 사퇴를 하지 않은 것보다는 나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그는 “깨끗한 칼을 가지고 뭔가를 처단해야지, 칼 잡은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면 누가 이를 받아들이겠느냐”며 “본인은 억울하겠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개혁이 전혀 수긍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수사받는) 당사자가 되면 이해관계가 충돌하는데 결국 검찰개혁이 공허한 게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과천=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과천정부청사에서 검찰 특수부 축소 관련 구체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19.10.14 kilroy023@newspim.com |
일각에서는 검찰뿐 아니라 최근 동생 조모(52) 씨의 구속영장 기각을 두고 벌어지는 정치적 공방이 조 장관의 결정에 한몫했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지난해 사법농단 사건 때부터 이어지는 정치권의 ‘법원 흔들기’ 때문에 판사들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법무부 장관 입장에서 아무리 개혁이 중요하다고 해도 삼권분립이 흔들리는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사퇴 배경을 추측했다.
그런가 하면 한 변호사는 “조 장관이 갑작스럽게 사퇴를 해야 할 만큼 중대한 혐의를 검찰이 포착한 것일 수도 있다”며 “왜 지금 시점에서 장관직을 그만두겠다는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러운 예측을 내놨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네 번째 소환 조사를 받고 있던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교수는 사퇴 발표 직후 귀가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 교수가 조사 중단을 요청해 조서 열람 없이 귀가하게 했고, 추후 다시 출석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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