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확대됐으나 수출 위축"
"수요 위축 심화 아냐"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수출 부진을 꼽으며 7개월째 한국경제가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KDI는 또 최근 소비자물가 하락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과도한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우려를 경계했다.
KDI는 10일 내놓은 '10월 KDI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가 확대됐으나 수출이 위축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7개월 연속으로 경기 부진 판단을 내렸다.
역시나 수출 감소세가 한국경제 부진의 주요 요인이다. 지난 9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1.7%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9월까지 10개월 연속 줄었다.
10월 KDI 경제동향 [자료=한국개발연구원] |
투자 부진도 이어진다. 지난 8월 설비투자는 전월대비 1.9% 증가했다. 하지만 전년동월대비로 보면 2.7% 감소했다.
설비투자 선행지표로 꼽히는 자본재 수입도 9월에 전년동월대비 8.0%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 감소폭은 8월 -24.1%에서 9월 -67.7로 확대됐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KDI는 "수출과 투자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광공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하다"며 "다만 제조업 재고율과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큰 변동없이 유지돼 경기 부진이 심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소비 부진 우려는 다소 줄었다고 KDI는 분석했다. 8월 소매판매액과 서비스업 생산 증가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소매판매액은 전년동월대비 4.1% 증가했다. 지난 7월(-0.3%)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 또 8월 서비스업생산도 전년동월대비 2.4%를 기록하며 전월(1.4%)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디플레이션 우려는 일축했다. 9월 소비자물가 하락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다. 지난 8월(-0.04%)에 이어 두달째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이다.
KDI는 농산물과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이 9월 물가 하락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분석 결과 농산물과 공공서비스가 9월 소비자물가를 -0.39%포인트(8월 -0.04월→-0.43%) 끌어내렸다는 설명이다.
KDI는 "9월 소비자물가 하락은 전월에 비해 농산물과 공공서비스 가력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이를 수요 위축이 심화되는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