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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집회 대규모 인파에, 상인은 '웃음꽃' 시민은 '불편'

기사입력 : 2019년10월05일 22:03

최종수정 : 2019년10월05일 22:03

서초동 상인들 간만 웃음꽃 피웠다
일부 시민들은 불편 겪기도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원래 서초동 상인들은 토요일에 장사 안 하는데, 오늘은 다들 총출동했죠."

주말인 5일 오후 3시쯤 서울 서초동의 한 한식집에서 만난 사장 A씨는 웃으며 말했다. 저녁식사를 하기엔 다소 이른 시간이었지만 가게에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손님 대부분은 촛불집회 참석자들로 보였다.

김씨는 "원래 서초동은 법원 단지라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적은 편이라 주말에 장사를 안 하는데 특별히 열었다"며 "오늘은 손님이 오는 한 계속 영업할 예정"이라고 했다.  

◆ 상인들 오랜만 '웃음꽃'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촛불집회와 맞불집회가 서초동에서 잇따라 열리면서 간만에 인근 상인들의 표정에 웃음꽃이 피었다. 전국 각지의 수많은 인파가 서초동으로 몰려들어서다.

서초역에서 불과 50m 떨어진 한 편의점은 야외 가판대까지 마련했다. 가판대에는 집회 중 허기를 채울 수 있는 김밥과 도시락, 빵, 삶은 달걀 등을 팔고 있었다. 그 옆에는 심지어 야외 계산대까지 설치됐다.

이 편의점에서 일하는 B씨는 "평소 1명만 출근해서 일하는데 오늘은 총 6명이 출근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과하게 출근하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너무 분주해서 오히려 손이 모자르다"고 했다.

또 다른 고깃집 사장 C씨는 "지난주에는 상인들이 집회가 열리는 줄 몰라서 대처를 못했다"면서 "오늘은 상인들이 단단히 준비해서 발주 물량도 충분히 마련했으니 다들 기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점상도 활개를 쳤다. 유동인구가 많은 서초역 인근에는 집회 용품을 판매하는 상인들만 10여명에 달했다. 대부분 LED 촛불과 '검찰개혁', '조국수호' 등 문구가 적힌 응원봉을 팔았다.

분식을 판매하는 한 노점상에는 촛불집회 측에서 나눠주는 '우리가 조국이다'라는 글귀의 팻말이 붙어 있었다. 간이 테이블을 설치하고 안주거리와 소주와 맥주를 판매하는 노점상까지 있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일대에서 열린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2019.10.05 leehs@newspim.com

◆ 길게 늘어선 화장실 줄...시민들 불편

다만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린 만큼 통행과 화장실 이용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잇따랐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집회가 열린 서초역과 교대역 인근에는 이동식 화장실이 30칸 설치됐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의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인근 상가 화장실에도 줄이 길게 늘어섰다. 서초동의 한 건물 관리자 이모 씨는 "너무 많은 시민이 몰리면 관리가 안 되지만 집회 편의를 위해 화장실을 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서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초경찰서 측은 집회 참가자를 배려해 1층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여성들에 한해선 2층 화장실까지 개방했다. 

통행 과정에서도 혼란이 빚어졌다. 특히 서초역 6번출구에서 서초경찰서 방향으로 지나는 인도에는 촛불집회에서 빠져나오는 참가자와 맞불집회로 향하는 참가자가 뒤섞여 더욱 혼잡했다.

초등학생 딸아이와 함께 집회를 찾은 김영석(37) 씨는 "경찰이 앞쪽에서는 뒤로 가라고, 뒤쪽에서는 앞으로 가라고 한다"며 "3분이면 오갈 수 있는 거리에서 20분 넘게 갇혀 있었다"고 호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이 충돌을 막고자 서초경찰서 부근 통행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인파가 몰렸다"며 "다행히 시민들 간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sunj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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