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백악관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다리에 총을 쏘고 뱀과 악어를 풀어서라도 이민자들을 막으라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 10여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방어를 강화할 여러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장벽에 전기가 흐르도록 하거나 장벽 꼭대기에 사람의 살을 찢을 수 있는 뾰족한 못을 설치하는 방식을 제안하는가 하면 국경 장벽을 둘러 참호를 파 물을 채운 후 뱀과 악어를 풀어 놓자는 방법도 제안하면서 참모들에게 비용을 추산해보라고까지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민자의 유입을 늦추기 위해 다리에 총을 쏘는 방식도 제안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에도 ‘이민자들이 국경수비대에 돌을 던지면 총격을 가하자’로 공개적으로 제안해 참모들이 그러한 대응은 불법이라는 설명을 해줘야 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참모들을 차례로 경질한 결과 현재 예스맨들만이 남아 있는 상태인 만큼 국경을 폐쇄한다는 그의 위협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여름 NYT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국경을 폐쇄할 절대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3월 백악관 회의는 당초 30분 예정이었으나 참모들이 필사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말리느라 2시간 이상으로 연장됐다고 NYT는 전했다. 당시 회의에는 당시 회의에는 커스틴 닐슨 당시 국토안보부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케빈 맥알리난 관세국경보호청(CBP) 청장,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닐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닐슨 장관의 업무 방식이 비효율적이며 충분히 강해 보이지 않는다고 자주 질책한 바 있다.
완전한 국경 폐쇄만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닐슨 장관은 수차례 이성적인 논리로 설득 노력을 펼쳤고, 트럼프 대통령의 혹평이 이어지자 닐슨 장관은 거의 사임 직전까지 갔다고 NYT는 보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닐슨 장관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국경 폐쇄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며 이민자들은 계속 망명 신청이 허가될 것이라는 점을 관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요지부동이어서 실상 닐슨 장관과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조차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중미 이민자들이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즈에 위치한 레오나 비카리오 임시 대피소에서 급식을 기다리고 있다. 2019.08.27.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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