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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슈+] 김정은, 다시 국제무대로...북중·북미 정상회담 이어 부산 방문설까지

기사입력 : 2019년09월29일 07:03

최종수정 : 2019년10월04일 15:15

북중수교 70주년 전후 김정은 방중설 '솔솔'
김정은 답방, 북미협상 성공 여부에 달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설이 불거지면서 '북중정상회담→북미실무회담→김정은 답방' 시나리오가 주목받고 있다.

김 위원장이 설정한 '연내 시한'이 불과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빽빽한 일정이지만 일각에서는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다만 일련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조만간 개최될 북미실무회담에서 최소한의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 6월20일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북중정상회담 차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환영행사 이후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시내 카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 "김정은 방중, 이뤄진다면 10월 1일보단 6일 전후"

시나리오의 '첫 단추'인 김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진다면, 다음달 6일을 전후가 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신중국 건국 70주년'인 10월 1일은 각국에서 축하 사절단이 오는 다자회의 성격이 강한만큼, 김 위원장이 꺼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집권 후 다자외교 무대에 참석한 전례가 없다.

다자회의에 일명 북한 최고지도자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965년 김일성 국가주석이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반둥회의 10주년' 기념행사 때가 마지막이다.

반면 '북중 수교 70주년'인 10월 6일은 북중 간의 행사인 만큼, 김 위원장이 전격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만약 김 위원장 방중이 이뤄진다면 10월 1일은 아닐 것"이라며 "다자정상회담 참석을 꺼릴 것이고 그와 별개로 먼저 가든지 아니면 이후에 가는 방향으로 베이징을 방문 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초읽기' 들어간 북미실무협상…국정원 "2~3주 내 재개"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에 전개될 것으로 점쳐지는 것은 북미실무협상이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앞으로 2주 내지는 3주 안에 북미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재까지 북미 간 분위기는 좋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하며 '선(先) 핵 포기-후(後) 보상'을 골자로 하는 리비아식 비핵화 방법론이 잘못이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새로운 방법'을 언급했다.

이를 기점으로 미국이 향후 북한과의 협상에서는 다소 유연한 자세로 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방법론을 일부 수용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와중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며 이례적으로 환영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결단'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행보를 취하고 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27일 담화를 통해 미국의 북미 공동성명 '불이행'으로 북미정상회담 전망이 어둡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 접근방식을 지켜보는 과정에 그가 전임자들과는 다른 정치적 감각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로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선택과 용단에 기대를 걸고 싶다"고 했다.

이에 앞서 북측의 새로운 북미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지난 20일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에 어떤 의미가 함축돼 있는지 그 내용을 나로서는 알 수 없다"면서도 "나는 미국 측이 이제 진행되게 될 조미(북미)협상에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9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손을 잡고 있다.

◆ 文정부, 김정은 답방 '군불'…북미실무협상 진전이 관건

문재인 정부는 북미실무협상 이후 김 위원장의 한국 답방을 기대하고 있다. 오는 11월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해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미실무협상의 진전 여부에 따라 김 위원장이 부산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관건은 북미실무협상에서 양측 간 이견 좁히기가 얼마나 속도감 있게 진행되느냐다. 만약 큰 틀에서의 합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북미 간 샅바싸움이 장기화 될 경우, 소강국면인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미실무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새로운 방법'이 과연 북한이 원하는 '새로운 셈법'과 접점을 찾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그것이 이뤄져야 김 위원장의 답방 또는 3차 북미정상회담 등을 점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렬 연구위원도 "(북미실무협상이 잘 되서)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가시권에 들어오든지 아니면 성과가 예상 될 때 (김정은 답방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서는 김 위원장이 한국에 오더라도 우리가 줄 수 있는 선물보따리가 없고, 이는 곧 답방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어쨌든 북미실무회담에서 성과가 있어야 김 위원장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지 않으면 북측 입장에서는 명분도 없고, 내부에서도 답방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9일 밤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 입장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 전문가들 "김정은 답방한다더라도 11월 부산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한편 전문가들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서 진전이 있고, 김 위원장의 한국 답방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더라도, 정부가 원하는 11월 부산 방문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 중에서도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3차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전제가 다 충족 돼야 김 위원장의 답방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더라도 물리적으로 11월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더군다나 김 위원장이 한국이 주도하는 다자회의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임재천 교수도 "11월은 어려워 보인다"며 "또 신변안전문제 등을 고려할 대 부산을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했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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