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17일 중국 인민은행이 공개시장조작에서 시장의 기대와 달리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았다. MLF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던 시장은 당혹감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인민은행은 1년 만기 MLF를 통해 2000억 위안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금리는 기존의 3.30%가 유지됐다. 별도의 역RP 발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17일은 2650억 위안의 MLF와 800억 위안의 역RP 만기 도래 일이다. 대규모 자금 회수가 이뤄지는 데다, 최근 세계적으로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확산되고 있어서 이날 인민은행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에 나설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당초 시장의 전망은 ▲ 인민은행이 금리를 낮춘 후 MLF 발행 ▲ MLF 발행과 금리 인하 모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두 가지 견해로 갈라졌다. 그러나 20일 LPR 금리 발표를 앞두고 있고, 이번 주 미국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인민은행이 MLF 금리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시장의 전망은 모두 빗나갔다. 인민은행은 MLF를 발행하면서도 기존 금리를 유지함으로써 두 가지 시장 예상의 '절충안'을 선택했다.시장 관계자는 인민은행이 생각보다 더욱 신중한 통화정책을 전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MLF 금리인하를 시장이 '본격적인 통화완화를 통한 유동성 대량 공급'으로 '오해' 할 수 있다는 우려와 최근 가파른 식품물가 상승이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유연성을 제약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지준율 인하로 대규모 장기자금 공급에 나선 만큼 인민은행이 일단 시장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상을 빗나간 공개시장 조작 결과에 중국 증시와 채권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이날 전일 대비 낮은 지수에서 장을 시작한 상하이지수는 MLF 금리 유지 소식이 전해지자 3000포인트 아래로 밀려났다. 오후 1시 14분(현지시간) 상하이지수는 전일 대비 1.24% 낮은 2993.11포인트에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채권(현권) 시장에서도 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반등하는 등 불안한 흐름이 나타났고, 국채선물 시장도 혼란 스러운 장세가 연출됐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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