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硏, 초고감도 진단 센서 칩 개발
세계 첫 금속구형 나노입자 진공합성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전 세계 체외진단 센서 시장은 100조원 규모. 미국과 독일 등 다국적 바이오기업이 거의 독점적 우위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팀이 주도해 현장에서 동물매개 전염병이나 질병의 초기 진단이 가능한 초고감도 3차원 바이오센서 칩을 개발했다.
17일 재료연구소에 따르면 이 연구소 표면기술연구본부 박성규 박사팀이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패혈증이나 조류독감을 현장에서 2시간내에 초고감도(ppb 이하)로 검출할 수 있는 3차원 바이오센서 칩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ppb(parts per billion)는 10억 분의 1이라는 뜻으로, 극미량 성분의 농도를 나타낼 때 사용한다. 국제 연구팀에는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영국 임페리얼 공대, 독일 뮌헨 공대가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나노소재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재료연구소 박성규 박사팀이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 연구결과는 나노소재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2019.09.17. [자료=재료연구소] |
박 박사팀은 이번 연구에서 세계 최초로 금속 나노입자를 진공에서 직접 합성 가능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고분자 나노소재와 금속의 표면에너지 차이를 극대화시켜 고분자 나노구조 상에서 귀금속 나노입자를 구형으로 형성했다.
이번에 개발된 고감도 바이오센서 칩은 3차원 고밀도 금속 나노 구조체의 플라즈몬 공명 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ppb 이하 극미량의 단백질 바이오마커 검출이 가능하다.
또 MGH 임형순 교수 연구팀은 혈액에서 패혈증 관련 단백질 바이오마커만을 선택적으로 결합해 형광 이미지 구현을 통해 분석 가능한 형광 기반 면역분석법을 개발했다. 독일 및 영국 연구팀은 3차원 금속 나노구조의 광학 전산모사를 통해 플라즈몬 공명 현상을 해석, 초고감도 3차원 바이오센서 칩의 성능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했다.
진공증착 공정을 통해 형성된 금속 나노입자는 표면에 계면활성제와 같은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면역분석법을 통한 형광 분석 시 형광신호의 세기와 민감도 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박 박사는 “패혈증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3천만 명 이상이 발병하고 발병 후 일주일 이내에 사망하는 치사율이 20%인 매우 위험한 질병”이라며 “2시간 이내에 패혈증을 확진할 수 있는 초고감도 쾌속 진단기기의 개발이 치사율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재료연구소 연구팀은 MGH와 공동으로 10여종의 패혈증 바이오마커에 대해 초고감도 다중분석기술로 진단 정확도를 높일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국내 광학기기 제조업체와 휴대형 질병진단기기도 개발 중에 있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