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판·대한민국 경제발전 내용
USB엔 최신 영화·페트병엔 쌀도 담길 듯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한국의 탈북자단체들이 추석 명절을 맞아 북한에 전단, 휴대용 저장장치(USB) 등을 보낼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에 대한 비판과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소개하는 내용이 주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탈북자단체인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는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추석 명절을 맞아 쌀과 휴대용 저장장치(USB) 등을 플라스틱 용기, 즉 페트병에 담아 강화도 인근 서해에 띄워 북한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양=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018년 7월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여자 ‘평화’팀과 ‘번영’팀의 혼합경기를 평양 주민들이 관람하며 응원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정 대표는 "추석 다음 날인 오는 14일 쌀과 USB를 북한으로 보낼 것"이라며 "매달 두 차례에 걸쳐 보내고 있는데 이번에는 추석 연휴와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RFA에 따르면 노체인은 다른 한국 내 탈북자단체인 큰샘과 함께 매달 보름과 마지막 날 등 두 차례에 걸쳐 북한에 정기적으로 쌀과 USB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주로 페트병을 서해에 띄워 흘려 보내는 방식으로 쌀과 USB를 보낸다.
정 대표에 따르면 이번에 북한으로 보내는 쌀의 양은 200~250kg이며 USB 100개도 함께 북한으로 보낼 예정이다. 쌀과 USB를 담기 위해 페트병도 180~200여 개 사용된다고 정 대표는 전했다.
정 대표는 "후원을 충분히 받지 못해서 USB는 100개 정도 밖에 못 보내고 있다"며 "(USB에는) 여러가지 많은 자료들이 들어가 있는데, 영상도 있고 (최신)영화도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한국 해병대, 해안경찰, 어민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서해를 통해 흘러 들어간 페트병들은 북한 어선 등이 수거해 간다"고 밝혔다.
2016년 4월7일 북한 해외식당서 집단 탈출한 여종업원 12명이 국내에 입국한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통일부] |
RFA에 따르면 다른 탈북자단체들도 추석 명절을 맞이해 대북 풍선 날리기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북한 정권 수립일에 맞춰 대북 전단을 살포한 단체도 있다.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추석 명절을 맞아 기상 여건이 갖춰진다면 대북 풍선을 날릴 계획"이라며 "전단을 북한에 살포하기에 적절한 바람이 불면 그 때 전단을 대형풍선에 담아 날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이어 "풍선 안에는 전단과 종교서적, 탈북 수기 등을 담을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관계자도 "북한 정권수립일인 9일과 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 7일 새벽 경기도 파주시에서 대북전단 50만 장을 북한에 살포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태풍 '링링'을 이용해 대북전단을 보냈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사실과 진실을 전하는 대북전단 살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사랑하는 2000만 북녘의 동포들에게'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과 함께 소책자 500권, 1달러 지폐 1000장, USB 1000개, 소형 저장장치인 SD카드 1000개를 대형풍선 20개에 넣어 북한으로 보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전단은 북한 정권과 독재자인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판하고 한국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USB 안의 자료는) 전단과 내용이 비슷하다"며 "'아 대한민국'이라는 음악도 들어있고 대한민국 경제발전 역사를 다룬 동영상도 들어가 있다"고 귀띔했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앞서 지난 7월에도 경기도 연천군에서 전단 50만 장을 대형풍선 20개에 담아 북한으로 띄워 보낸 바 있다"며 "향후 해외 주재 북한 대사관에 북한 정권을 비판하는 전단을 살포하는 활동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앞서 지난 4월과 5월에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과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 북한 당국을 비난하는 전단을 살포한 바 있고, 최근에도 몽골 주재 북한 대사관에 전단을 살포했다.
한편 통일부는 지난 4월 탈북자단체가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하는 전단을 살포한 것과 관련해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약속한 남북 판문점 공동선언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