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한국에 수차례 강경 발언을 내놨던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이 오는 11일 있을 개각 인사에서 방위상에 임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對)한국 수출규제 문제를 담당했던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과 이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도 당 내 요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대(對)한국 강경 색채는 개각 후에도 유지될 전망이다. 앞서 유임이 결정된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한국 문제에 있어 강경파로 분류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8월 26일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오는 개각에서 고노 외무상을 방위상에 임명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노 외무상에 대해 "강제징용 문제로 문재인 정부에게 한일 청구권협정 위반 상태를 시정하라고 요구했고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도 계속 항의했다"며 "안보분야 각료로 둬 일본의 대 한국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걸 보이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고노 외무상이 2017년 외무상에 취임한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돈독한 신뢰를 쌓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연대, 외교·안보정책의 지속성 등을 고려한 인사"라고도 덧붙였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현 방위상의 경우, 한국에 유연한 태도를 보인 점 때문에 경질설이 대두된 바 있다. 그는 지난 6월 1일 정경두 한국 국방장관과 웃으며 악수를 한 일로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초계기 레이더 문제'로 한일 방위당국이 갈등을 빚는 가운데 비적절한 행동이라는 지적이었다.
고노 외무상의 후임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상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대를 졸업한 그는 △마루베니(丸紅) 상사 △요미우리신문 정치부 기자 △맥킨지앤컴퍼니 컨설턴트 등의 경력을 가진 엘리트다. 아베 총리는 그가 미·일 무역협상에서 보인 수완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자민당 간사장에 취임할 전망이다.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불리는 그는 2012년 2차 아베 내각 발족 이후 관방부장관과 경제산업상 등을 역임했다. 참의원 간사장을 맡아 헌법개정 문제에서 여·야당 간 의견조율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또 다른 최측근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선거대책위원장도 주요 요직을 차지한다.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아마리 위원장을 계속해서 당의 주요 직책에 앉힐 의향"이라고 전했다. 아마리 위원장은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정책에 관여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아베 총리는 또한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자민당 총무회장도 다시 내각에 들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가토 총무회장은 '포스트 아베'로 꼽히는 인물 중 하나로 지난해 10월까지 후생노동상을 담당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도 유임으로 가닥이 잡혔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 출신의 이시이 게이이치(石井啓一) 국토교통상도 교체된다. 후임에는 공명당의 아카바 가즈요시(赤羽嘉一) 정조회장 대리가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권의 안정을 고려한 골격을 유지하면서 외무성과 경제산업상, 방위상 등 주요 각료를 바꿔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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