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보고서 통해 지적
사이버테러·불법 환적· 석탄 수출 등 제재 위반도 지적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북한이 2017년 말 이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밝혔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는 지난 2월부터 8월 초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과 제재 위반 등을 평가해 반기 보고서를 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조선중앙TV가 지난 7월 26일 공개한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북한은 지난 7월 25일에 이어 7월 31일에도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사진=조선중앙TV] |
이에따르면 북한의 핵실험 중단에도 불구하고 영변 핵시설 단지 내 우라늄 농축시설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으며 경수로 건설작업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는 이 기간 영변 핵시설의 5MW(메가와트) 원자로의 가동 징후가 확인된 것은 없으며, 많은 (유엔) 회원국이 5MW 원자로에서 사용한 핵연료봉이 재처리 시설로 옮겨졌는지에 대해 판단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 지난 5월 시험 발사한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북한이 7월 시험발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고체연료 생산과 다양한 형태의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한 기동성 등 시스템 운영 능력과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뚫을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대북제재위는 또 북한이 유도시스템을 생산할 고유 능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SRBM에서의 진전은 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ICBM 등 전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도 도움을 준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현재 목표는 ICBM을 위한 1단계 고체연료 추진체를 개발하는 것으로 보이며,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노동미사일을 배치한 미사일 기지에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북극성 2호(KN-15) MRBM이 배치된 것도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사일용 고체연료 개발은 주로 함흥 미사일 공장 등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탄도미사일 보관과 은폐·위장을 위한 인프라 건설 작업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영변 핵시설 [사진=38노스] |
보고서는 황해북도 황주군의 삭간몰 미사일기지와 ICBM 기지로 알려진 양강도 회정리에서도 지하시설화 작업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북제재위는 이밖에 북한이 해체하기로 했었던 서해(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지난해 12월 28일 위성사진에서는 발사대 지붕 부분이 부분적으로 해체됐지만 이후 재건되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현재는 운용이 가능해진 것으로 판단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시리아와 이란, 이집트 등에 미사일 시스템 전체를 수출하는 것보다는 기술자들을 파견해 미사일 시스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북제재위는 이밖에 북한은 정찰총국 주도로 전 세계 금융기관이나 가상화폐 거래소 등을 상대로 한 사이버 해킹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탈취한 금액은 최대 20억 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대북제재가 이뤄진다면 안보리는 사이버 공격의 심각성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유엔 제재가 허용한 한도(연 50만배럴)를 초과한 정제유를 불법 환적으로 취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북제재위는 안보리 대북 제재로 북한의 석탄 수출이 전면 금지돼 있지만 북한은 올해 들어 4월까지 최소 127차례에 걸쳐 93만t(약 9천300만달러어치)의 석탄을 수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이 의심되는 사진. [사진=일본 방위성] |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