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정립되지 않은 한국현대미술사 속 여성작가…김순기 회고전

기사입력 : 2019년08월29일 15:47

최종수정 : 2019년08월29일 18:35

국립현대미술관 '김순기:게으른 구름'전 내년 1월까지
9월 8일 신작 퍼포먼스 '시간과 공간 2019' 공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1975년, 내가 미술하면 ‘여자가 건방지다’고 했다. 여자가 아니고 ‘젊은여자 기집애’라더라.”

한국이 아닌 프랑스를 주무대로 활동한 작가 김순기(73)는 국내에서 작가 생활을 이어가지 못한 상황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당시 한국에서는 여성의 사회적 권위가 지금보다도 낮았으며, 미술계에서 여성 작가의 위치도 별만 다르지 않았다. 미술계 여성작가에 대한 연구와 발견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집중적이지 못한 게 사실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순기 작가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김순기: 게으른 구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순기: 게으른 구름'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재불작가 김순기 작가의 삶과 예술, 자연이 조화된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이다. 2019.08.29 mironj19@newspim.com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은 그간 정립되지 못한 한국 미술계 여성작가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 인식하고 김순기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전시 ‘김순기:게으른 구름’은 오는 31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재불작가 김순기의 삶과 예술, 자연이 조화된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이다. 김순기는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71년 프랑스 니스의 국제예술교류센터 초청작가로 선발되면서 도불했다. 니스국립장식미술학교, 디종국립고등미술학교 등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국립현대미술관 강승완 학예연구실장은 국내 활동이 많지 않았던 김순기 작가의 개인전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 미술사를 정립하는 데 의미가 있다. 우리 미술사에서 구멍이 난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걸 제대로 매우는 게 국립현대미술관의 역할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순기 작가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김순기: 게으른 구름'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김순기: 게으른 구름'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재불작가 김순기 작가의 삶과 예술, 자연이 조화된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이다. 2019.08.29 mironj19@newspim.com

이어 “특히 여성작가에 대한 연구가 잘 안됐다. 서양도 마찬가지다. 여성은 미술사에서 제외됐다는 책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 미술사를 정립하는데 있어 김순기 작가의 전시가 필요하다는 확신 아래 추진했다”며 “선생님은 50년간 외지에 있었지만 근본은 한국적인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래서 그가 계신 곳이 어디든 상관 없이 한국 미술을 새롭게 쓰는 데 필요한 작가인 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김순기 작가는 한국이 아닌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했기에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김 작가는 “국내에서 활동할 때는 학생이었다. 정성오, 박서보 선생이 국내 현대미술을 장악했다. 여자가 미술을 한다는 간 상상도 못하던 때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1975년 프랑스에서 작업하다 정성오 선생님의 권유로 미국 문화원에서 '김순기 미술제'를 열었다. 정서가 답답해 작품을 외부에 전시했는데 계속 철수해갔다. 그래서 밤새 작품을 다시 만들어 재설치했다. 그게 여러번이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프랑스 미술 전문지 ‘아트프레스’가 꼽은 미술가 7인에도 꼽혀 기사가 실릴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럼에도 한국 작가들은 그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 작가는 “프랑스 아방가르드 미술 작가 중 7명을 선별한 기사에 제가 들어갔는데도 한국 미술가들은 나를 모르는 척했다. 김순기를 모른다더라. 그러니까 파리비엔날레 한국 대표들이 와 있는데 근처에도 못갔다”고 회상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주파수 색동 위에 시(김순기와 백남준), 왼쪽이 백남준 2019.08.29 89hklee@newspim.com

김순기 작가는 존 케이지, 백남준 등 1970~1980년대 현대미술을 풍미한 당대 최고 아티스트들과 협업은 물론 전시기획과 영상 인터뷰 작업도 진행했다. 전시장에서는 김순기 작가와 백남준 작가가 색동지 위에 시를 쓴 비디오 작품과 설치작품을 볼 수 있다.

또한 김순기가 1986년 마르세이유에 위치한 비에유 샤리떼라는 곳에서 ‘비디오와 멀티미디어:김순기와 그의 초청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나라의 예술가 동료를 초대해 퍼포먼스와 전시, 토론과 파티의 장을 담은 영상도 전시돼 있다. 여기에는 존 케이지, 백남준, 프랑스 철학자 다니엘 샤를르, 일본 비디오아트 선구자 고 나가지마, 'Time Zone'의 24개 비디오 설치로 유명한 미국의 이라 쉬나이더, 데이비슨 질리오티 등 초기 비디오아트의 주요 작가들이 등장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전시를 소개하고 있는 작가 김순기  2019.08.29 89hklee@newspim.com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넓은 스펙트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서예부터 비디오아트, 회화, 설치,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경험화될 수 없는 예술과 삶의 경계를 김순기의 색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수정 큐레이터는 “김순기 작가는 하나를 반복하기보다 새로운 걸 보고 싶다고 늘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여러 영역에 도전하고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양화에서는 시와 서, 화가 능해야 하는데 선생님은 프랑스에서 살았지만 동양예술을 가장 잘 살리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동시에 그는 시인이다.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하지만 ‘게으른 구름’은 선생님이 직접 지은 시의 제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로봇 영희 2019.08.29 89hklee@newspim.com

전시마당에는 2019년 현재의 시간과 공간을 고찰한 신작 퍼포먼스 ‘시간과 공간 2019’를 선보인다. 입력된 명령만 수행하는 로봇 '영희'와 초자연적인 존재로서 무당이 등장한다. 김순기 작가는 “우리 사회는 기능적인 것, 실질적인 결과를 낳는 것만 찾는다. 로봇은 도와주는 기능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 반대로 논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늘만 쳐다본다든가 가만히 있다. 시에 대해 물어보면 바보같은 대답만 할 것”이라며 “공식적인, 규율적인 것 그 반대를 찾고 있었다. 전시 기간 내내 복도에서 로봇이 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집사' 김남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김남준 대통령 제1부속실장은 '진심으로 이재명을 위하는 사람'으로 꼽힌다. 지난해 총선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로서 확고한 리더십을 확립하면서 '이제는 민주당 의원 170여명 모두가 친명(친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때도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안위와 향후 행보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진짜 이재명의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그렇기에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선택에 매번 신중하고 우려스러운 시각을 나타냈었다. 일례로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당대표 연임을 반대했다. 지난해 6월쯤 당내 기류는 '리더십이 공고한 이 대통령이 한번 더 당대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참모인 김 실장은 "당을 위해선 연임을 하는 게 맞겠으나 본인(이재명)의 대권을 위해선 안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었다. 조기대선을 예상할 수 없던 그 시점에는 연임하는 당대표가 2026년 지방선거 공천까지 책임질 각오를 해야 했다. 이미 총선을 압승으로 이끈 '성공한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이 굳이 연임해서 지방선거라는 변수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게 김 실장의 시각이었다. 김남준 제1부속실장. [사진=김남준 SNS]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 대통령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참전하는 것도 반대했다. 대신 원외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이 대통령이 너무 일찍 국회에 입성하면 이미지나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클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오로지 '대통령 이재명'이 되는 데 유리한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한 것이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이 대통령의 'PI'(President Identity)를 고민하면서 온화하고 무게감 있는 이미지를 부각하려고 애썼다.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때 이 대통령의 강한 이미지가 두드러진 만큼 대통령으로서는 신중함을 강조하려고 뒷받침했다. 그러한 노력 중 하나가 이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못남기도록 비밀번호를 바꾼 일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소통에 능한 이 대통령이 밤 늦은 시각에 '날 것 그대로'의 발언을 올릴까 우려해서다.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이 가능한 이 대통령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짧은 공중파 방송 인터뷰보다 1시간 이상 길게 이야기할 수 있는 유튜브 방송에 이 대통령이 출연하도록 조언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성남 지역 케이블방송 기자 출신으로 이 대통령과 함께 일한 지는 10여년 정도 됐다. 2014년 재선 성남시장이던 이 대통령은 김 실장에게 성남시 대변인 자리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됐을 때는 경기도청 언론비서관으로 일했다. 이후 국회에 입성해서도 김 실장은 의원실 보좌관, 정무조정부실장 등을 역임하며 이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이번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선 후보 일정팀 선임팀장을 맡았다. 언론인 출신인 만큼 언론 소통을 총괄해왔다. 국회 기자들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의 수사와 재판을 취재하는 법조 기자들도 김 실장이 직접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력 좋은' 이 대통령의 일정을 보좌하느라 계엄 직후인 올해 초에는 한동안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업무를 보기도 했다. 김 실장이 담당할 제1부속실은 대통령의 일정, 수행, 현안보고 등 대통령을 최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곳이다. 매 정권마다 대통령의 복심이 제1부속실장 자리를 맡아왔다. '문고리' 혹은 '문지기' 권력으로도 불린다. heyjin@newspim.com 2025-06-13 14:08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