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GI 카메라 설치 의무화...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
[편집자] 뉴스를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취재기자의 눈으로 보는 것은 차이가 크다는 걸 종종 느낍니다. 물론 기자의 탓이 크겠지요. 자율주행이 코앞에 왔다고 믿었는데 막상 ICT 출입기자가 되어 가까이에서 보니 '한 세대가 지나도 가능할까' 싶습니다. '대한민국=ICT 선진국'인줄 알았는데 요즘은 '클라우드에선 영원한 2인자'라고 회의하고 좌절합니다. 장미빛 전망이 넘쳐나는 ICT현장에서 까칠한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저 혼자 좌절하고 고민하기는 억울하니까요.
[판교=뉴스핌] 김지완 기자 = 내년부터 저장탱크, 냉각탑, 굴뚝 등 유해가스를 배출하는 곳에 광학가스탐지(Optical Gas Imaging, OGI) 카메라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또 매일 1회 모니터링하고, 저장하고, 운용기록부에 작성해야한다. 환경부가 최근 개정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의 내용이다.
OGI 카메라 시장에서 이스라엘의 옵갈 옵트로닉, 국내 주원, 한컴MDS 등이 경쟁하고 있다. OGI 카메라 의무적용 대상 사업장과 시설물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에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한컴MDS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광학기기를 제조·수입하는 경쟁사와 구분된다. 특히, 세계 열화상 광학 카메라 분야 1위인 미국 플리어(FLIR)와 손잡았다.
이재승 한컴MDS 이사는 28일 "환경부가 작년부터 드론을 띄워 광학가스 이미징 카메라로 공장 굴뚝을 촬영해보니 유해가스가 배출되고 있었다"며 "정유·화학공장 및 발전소 등에서도 미세먼지 유발인자로 알려진 VOCg(휘발성 유기화합물)를 내뿜고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23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한컴MDS 본사에서 이재승 이사(왼)와 이동구 팀장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지완 기자] |
이동구 한컴MDS 팀장은 "발전소, 제철소, 정유·화학공장 등은 그간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가스 등을 태워 굴뚝으로 배출한다"며 "이때 발화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 스팀을 함께 배출하는데, 이게 우리 눈에 보이는 하얀 연기"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공장 굴뚝을 OGI 카메라로 촬영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가스가 함께 배출되는게 보인다"며 "그동안 검은 연기가 나면 인체 유해하고 흰 연기가 나면 안심했지만, 실상은 달랐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제철소·정유화학공장 주변 주민들은 이런 유해가스와 미세먼지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있는 상태라고 부연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우리나라 대기오염물질 배출업체는 5만7500여개 였으며, 대기오염물질을 연간 10톤 이하로 발생시키는 소규모 업체는 5만2004곳에 이르렀다.
지난 15일 환경부가 민간협의체를 만들어 드론으로 포항제철소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한 결과, 배출가스는 법적 허용치보다 3배 높았고, 미세먼지는 배출 허용 기준치를 크게 웃돌았다. 환경부는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 흩어지는 걸 감안하면 실제 배출량은 최대 100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 "OGI 카메라는 4차산업 핵심기술 집약체...SW기업이 맡아야"
이재승 이사는 "OGI 카메라에 검은 연기가 보인다고 해서 모두 같은 유해가스는 아니다"며 "유해가스 배출 즉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떤 가스가 얼마나 유출되는지, 위험도가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분석 결과를 토대로 상황별 조치가 자동적으로 실행되게끔 시스템을 구축해야 된다. 아울러 촬영·저장·보고서를 작성도 모두 자동으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이동구 팀장은 "사업장별로 제조 공정, 소재, 작업환경 등이 상이한데, 맞춤 소프트웨어 설계 역량이 탁월한 회사가 바로 한컴MDS"라면서 "세계 열화상 광학 카메라 분야 1위인 미국 플리어(FLIR)가 지능형 내장형 소프트웨어 1위기업인 '한컴MDS'를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한컴MDS는 지난 10년간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 사업을 통해 데이터 분석, 자동화, 맞춤 설계 노하우를 상당량 축적했다고 설명을 곁들였다. 환경부의 대기오염물질 드론 단속에 사용중인 OGI 카메라도 플리어 제품으로 알려졌다. '최고'와 '최고'가 만나 OGI 카메라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봐달란 얘기다.
한편 한글과컴퓨터 자회사인 한컴MDS는 한컴그룹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1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내장형 프로그램)를 필두로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으로 영역을 확대중이다.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