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文정부에 '탈북민 보호조치' 보고 요청
VOA "보호시설서 고문·학대 보도 사실 확인도 요구"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유엔이 탈북민에 대한 법적 보호를 위해 한국 정부가 취한 조치를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8일 보도했다.
방송은 이날 "유엔 산하 '시민적 정치적 권리위원회'가 쟁점 목록 보고서를 통해 요청했다"며 이 같이 전했다.
방송은 "쟁점 목록 보고서는 위원회가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이행과 관련한 제5차 국가보고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쟁점 목록이란 위원회가 한국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 실태를 심의할 때 특별히 관심을 갖고 봐야 할 사항들을 정리한 것이다.
[평양=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018년 7월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여자 ‘평화’팀과 ‘번영’팀의 혼합경기를 평양 주민들이 관람하며 응원하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
방송에 따르면 위원회는 구체 사례로 △탈북민들의 자유 박탈에 관한 제한 △수감 시설에 수용되는 전반적인 기간 동안 변호인에 대한 접근 △추방 결정에 대한 항소 권리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정부에 탈북민들이 보호 시설에서 고문과 학대를 당한다는 보도에 대한 논평도 요청했다. 또한 탈북민들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한국 정부가 취한 조치들을 두고서도 보고해줄 것을 요구했다.
유엔의 요청에 따라 정부는 내년 8월까지 위원회에 국가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위원회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다.
앞서 위원회는 2015년 11월 한국에 대한 심의에서 채택한 최종 의견서에서 "탈북민이 한국에 도착하는 즉시 국가정보원 합동심문센터에 구금된다"며 6개월까지 수용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어 "한국 정부가 탈북민을 최단 기간만 구금하고 수용 기간 전반에 걸쳐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한편 탈북민 한모(42) 씨와 아들 김모(6) 군은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모자가 숨진 채 발견될 때 집에 음식물이 없어 경찰은 아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여왔지만 부검 결과, '사인불명'으로 최종 결론지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최근까지 받은 정부 지원금은 월 10만원 수준의 양육수당 뿐이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탈북민 등 취약계층이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