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까지 지소미아 연장 무게, 日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결정적
"日 경제보복, 과거사 문제를 현재 경제 보복 문제로 전환"
"지소미아 검토 중 미국과 긴밀히 협의, 美 우리 정부 결정 이해"
"지소미아 종료와 별개로 한미 협력은 흔들림없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청와대는 한일 무역 갈등에 대한 우리의 외교적 해결 노력에 일본이 전혀 응답하지 않은 점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이유로 들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2일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을 찾아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지난해 11월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 이후 정부는 삼권분립의 원칙 하에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함과 동시에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해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일본은 전혀 호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위 관계자는 "일본은 지난 6월 오사카 G20정상회의 때 한일 정상회담을 하자는 우리의 요구를 거부했고, 어제 북경에서 개최된 한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어떤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며 "우리 정부가 중요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중대한 시그널을 보냈음에도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정부의 기류는 7월 말까지도 지소미아 유지 쪽 의견이 다수였다. 과거사 문제가 있더라도 한일 협력 관계 유지와 한미일 안보 협력을 위해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일본이 백색국가 리스트(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를 제외하면서 한일 관계 신뢰 상실과 안보상의 문제를 거론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관계자는 "일본이 한일 관계 신뢰 상실과 안보 문제를 거론하며 우리에게 취한 경제 보복은 과거사 문제를 현재의 경제 보복 문제로 전환시켰다"며 "정부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안보 문제로 전이시킨 상황에서 지소미아의 효용성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에도 불구하고 안보 상의 문제는 없으며 한미 동맹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강조하며 파문 확산을 막았다.
관계자는 "지소미아가 종료됐다고 해서 한미일의 안보 협력이 와해되거나 일본과의 정보협력이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며 "지난해에도 정보의 효율성 자체보다는 한일 및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기 위해 협정을 연장하기로 한 것인데 우리를 안보 협력국으로 간주하지 않는 일본의 태도에도 이 협정을 유지해야 할 실리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지소미아 검토 중에도 미국과 긴밀히 협의했다"며 "미국과 거의 실시간으로 일본과의 소통만큼 했다. 상황이 악화되거나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일측으로부터 반응이 없다면 지소미아 종료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역설해 미국은 우리 정부의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청와대 전경. yooksa@newspim.com |
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와 별개로 북핵 문제를 포함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미간 협력은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며 "지소미아가 종료된다고 해도 우리 정보 자산과 한미 연합자산을 통해 한반도 주변 안보 상황은 면밀히 대비가 가능하고 감시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다만 청와대는 향후 일본의 조치에 따라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관계자는 "앞으로 일본이 우리에 대한 부당한 보복조치를 철회하고 한일 양국간 우호협력 관계가 회복될 경우 지소미아를 포함한 여러 조치들은 재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