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후보 자녀 입학 문제로 금수저 입시 문제 수면 위로
한영외고 '글로벌인재 전형', 고려대 '세계선도인재 전형'
"자녀 유학 보낼 경제적 여력 있는 부유층에서 자주 활용하는 전형"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자녀의 고교·대학 입시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특별전형 제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별전형 규정을 살펴보면 사실상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부유층 자녀들만 합격할 수 있는 구조라 '금수저 프리패스'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과 정치권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 조모씨는 2007학년도 한영외고 입학 요강에서 ‘글로벌인재 전형’이나 ‘특례입학 전형’으로 입학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학교에 다니다가 귀국해 국내 중학교 3년 성적이 없는 조씨는 한영외고 일반전형 지원이 불가능하다. 당시 전체 선발인원 350명 중 글로벌인재 전형은 45명(영어능력우수자 25명·교과능력우수자 20명), 특례입학 전형은 7명에 불과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오른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로비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9.08.09 leehs@newspim.com |
글로벌인재와 특례입학은 모두 특별전형으로, 평가요소와 방법 모두 일반전형과 차이가 있다. 일반전형은 주로 중학교 교과성적과 봉사활동, 출결 상황 등을 평가하는 반면 특별전형은 해외 학교에서 받은 성적과 토플(TOEFL) 성적을 평가한다.
실기 및 면접도 포함돼 있으며 ‘전·편입’ 전형 역시 비슷하다. 국내 입시교육만 받은 학생의 경우 특별전형으로 입학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인재와 특례입학 전형은 부유층 자녀들이 해외에서 1~3년 동안 유학을 다녀와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전형을 두고 ‘금수저만을 위한 리그’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의 한 입시 컨설턴트는 “한영외고 뿐만 아니라 외고 대부분에 비슷한 전형이 마련돼 있는데 쉽게 말해 유학파들이 꿰차고 들어가는 자리”라며 “국내에서 중학교 3년을 나온 학생들이 피 말리는 경쟁을 벌이는 것과 달리 비교적 쉽게 합격할 수 있는 전형이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조씨가 고려대학교 입학 당시 응시했던 세계선도인재 전형도 마찬가지로 ‘금수저 프리패스’로 활용되고 있다. 조씨는 2010년 고려대 생명과학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수시전형 중 세계선도인재 전형으로 합격했다.
2010학년도 고려대 모집 요강을 살펴보면 세계선도인재 전형은 1단계 어학성적(40%)과 학교생활기록부(60%)로 모집정원의 3배수를 선발한다. 최종 단계인 2단계는 1단계 합산 성적(70%)과 심층 면접(30%)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1, 2단계 모두 필기시험이 없으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없다.
무엇보다도 지원자격이 눈에 띈다. △토플(IBT 110, CBT 270, PBT 637점) 또는 텝스(TEPS) 857점 이상 성적 제출자 △AP(College Board) 3과목 성적 제출자 △2개 이상 공인외국어성적(자격증) 제출자만 지원할 수 있다.
한영외고 특별전형과 마찬가지로 내신 성적이나 학생부 중심으로 입시를 준비한 국내파보다 유학파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전형이다.
경기도 평촌의 한 입시전문가는 “평가에 어학성적 항목이 있는 전형은 아무래도 유학을 보낼 여력이 있는 부유층이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업 성적으로는 뒤처지더라도 유학 경험을 이용해 유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전형이다 보니 학부모들 사이에서 형평성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날 조 후보자 딸의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2007학년도 한영외고에는 외국 거주 사실만으로 정원 외 입학을 할 수 있는 입시전형이 없다”며 “중학교 교과성적 등과 영어 논술과 말하기, 면접 등을 거쳐 합격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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