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항소심 재판 출석해 증언
“당황스러웠다…사무실에서 만난 것 자체가 이례적”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문제와 관련해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로부터 인사청탁을 받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주필실에서 만나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3부(배준현 부장판사)는 13일 오후 배임수재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송 전 주필에 대한 항소심 6차 공판을 열고, 안 전 수석을 증인 신문했다.
이날 안 전 수석은 “제가 알던 조선일보사, 코리아나 호텔이 아닌 다른 조선일보 건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이라고 하면서 고재호 전 사장의 여러 능력을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사석에서는 처음 보는 사이였기 때문에 (고 전 사장의 연임 얘기를 꺼내는 게) 굉장히 당황스럽게 느껴졌다”고도 말했다.
그는 변호인이 ‘피고인이 증인에게 본인 사무실에서 만나자고 했느냐’고 묻자 “그렇게 기억한다”면서 “제가 가서 만나자고 한 것 같지 않다. 누군가의 사무실에 가서 만나는 거 자체가 이례적이었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9.06.25 alwaysame@newspim.com |
송 전 주필은 고 전 사장으로부터 1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 받고 그의 연임을 위해 안 전 수석에게 로비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이 이명박 정부 당시 임명된 사장이라 박근혜 정부에서는 연임이 어려웠다는 판단에서 송 전 주필에게 청탁을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송 전 주필은 당시 안 전 수석과 잘 알고 지내던 조선일보 기자 최모 씨를 통해 안 전 수석과 만나고 싶다고 얘기했고 2015년 1월경 태평로에 위치한 조선일보 사옥 주필실에서 만났다. 안 전 수석이 2015년 1월 18일부터 29일까지 메모한 업무수첩에는 ‘<송희영> 고재호 고대’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다만 안 전 수석은 자신이 직접 개입할 수 없는 문제라는 취지로 답했고, 실제로 고 전 사장은 연임에서 탈락했다. 고 전 사장은 5조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2017년 징역 9년형을 확정 받았다.
한편 안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으나 구속기간 만료로 지난 3월 석방됐다.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을 비롯해 안 전 수석과 함께 기소된 최순실(본명 최서원) 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건을 일괄 심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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