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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가 독 넣는 방식’으로 붙이는 패치로 약물 주사

기사입력 : 2019년08월01일 03:00

최종수정 : 2019년08월01일 06:44

숭실대·UNIST 연구성과
모세관 현상으로 빠른 침투
주사기보다 통증 해소 기대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거부감이 적고 통증을 줄일 수 있도록 붙이는 패치 형태의 액상 약물 전달방식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결정적인 단서는 독을 밀어 넣는 압력기관이 없음에도 수 초 만에 먹이의 피부 안쪽으로 독을 전달하는 뒷어금니독사(Rear-fanged Snake)에서 얻었다.

숭실대 전기공학부 배원규·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훈의 교수 연구팀은 독사의 어금니(fang)를 모사, 고분자 약물 등을 피부 안으로 15초 이내의 빠르고 효율적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는 액상약물 전달 패치를 고안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결과(논문명 “Snake fang–inspired stamping patch for transdermal delivery of liquid formulations”)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자매지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슨(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표지 논문으로 이날 게재됐다.

독사 어금니 모사 약물전달패치 개념도 : 독사 어금니 모사 구조체가 피부에 박혔을 때 피부에 미세한 틈이 형성되고, 모세관현상에 의해 약물이 아주 빠르게 흡수 되는 모습을 형상화한 일러스트 [그림=숭실대]

피부 침투를 위한 바늘과 액체를 밀어 넣기 위한 실린지가 결합된 실린지 주사기는 1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거부감과 통증을 줄일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 패치가 고안됐지만, 액상 약물이 대부분인 실정에서 효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의 고체화 과정이 필요한 것이 단점이었다.

이에 연구진은 큰 압력 없이 가볍게 패치를 눌러 붙임으로써 수 초 내에 액상약물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아주 미세한 홈(groove)이 있는 뒷어금니독사 어금니가 피부 표면에 아주 미세한 홈을 만들고 그 홈을 따라 모세관 현상에 의해 아무런 외력 없이 독이 침투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연구진은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어금니 모사 구조체 100여개를 배열한 엄지 크기의 스탬프형 약물전달패치를 제작하고 수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했다. 그 결과 머리카락 굵기 2~3배 길이의 어금니 모사 구조체 하나 하나가 각각 실린지 주사기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나아가 연구진은 마우스 및 기니피그 모델에 해당 패치를 부착해 특별한 외력 없이 5초 만에 백신 및 유효성분이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다.

배원규 교수는 “자연모사공학의 문제해결기법을 이용해 기존 실린지 주사기의 장점인 액체약물을 그대로 전달하면서도 큰 바늘과 높은 압력으로부터 기인하는 거부감이나 통증을 극복한 것”이라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kimy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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