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제 S-400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구매키로 한 터키에 지금 현재로서는 제재를 가할 생각이 없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날 미국이 최신예 F-35 스텔스 전투기 사업에서 터키를 배제시킬 것을 공식 발표한 뒤 하루 만에 나온 발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장중 터키 리라화가 상승 모멘텀을 얻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당장 터키에 제재를 가할 생각은 없다. 여러가지 이유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간 터키 대통령 대변인은 미국이 터키를 F-35 프로그램에서 배제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이 같은 일방적인 결정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과 터키와 관계가 좋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터키는 F-35 프로그램의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제조업 공급 사슬의 일부를 이루면서 900여개의 F-35 부품을 생산해 왔다. 미국 측 관료는 터키에서 생산 공정을 철수 하는데 5억~6억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터키 정부가 S-400 구매를 고집하면 자국의 F-35 전투기 인도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S-400과 F-35가 동시에 운용될 경우 F-35의 민감한 첨단 정보가 러시아 등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지난 12일 러시아로부터 부품을 처음으로 인도 받는 등 S-400 도입을 강행하고 있어 미국과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터키의 S-400 도입을 둘러싼 양국 갈등이 심화하고 있으나 터키 리라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움직임을 나타냈다.
한편 당장 터키에 제재를 가할 생각이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리라화 가치는 달러당 5.6325리라에서 5.6140리라로 상승했다.
BNP파리바 터키 지사인 TEB인베스트먼트의 이시크 오크테 전략가는 로이터에 "미국이 F-35 프로그램에서 터키를 배제시킨 영향이 예상했던 것 보다 더 완만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미 정부가 '미국 적대세력 대항 제재에 관한 법률(CAATSA)'에 따른 제재를 가할 것이 분명하고 백악관에서 더 강도 높은 발언이 나올 수 있지만,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 강조됐다"고 말했다.
록히드마틴사(社)의 F-35 스텔스 전투기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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