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반도체 검사장비 전문 업체
애플, 삼성, LG, 샤프, BOE가 주 고객사
[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이 22일 공식 출범하는 가운데, 첫 번째 상장 기업인 중국 디스플레이·반도체 검사장비 제조업체 화싱위안촹(華興源創, HYC)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중국 매체 신랑(新浪)에 따르면, 오는 22일 공식 개장되는 기술벤처기업 전용증시인 커촹반에 화싱위안촹이 '제1호 기업'으로 상장해 코드번호 688001로 주식 거래를 시작한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수입박람회 기조연설에서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커촹반을 설립하겠다”고 직접 밝힌 이후 1년도 안 돼 정식 거래에 들어간 것이다.
커촹반 '제1호 기업'으로 선정된 화싱위안촹이 오는 22일 커촹반 상장을 앞두고 있다. [사진=바이두] |
화싱위안촹은 지난 3월 27일 상하이증권거래소 상장 심사 2차 대상에 포함돼 지난 6월 11일 심사를 통과했다. 화싱위안촹이 상장 신청 후 투자설명서를 발표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83일로 석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기존에 중국 상하이·선전 주식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씩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단축된 것이다.
화싱위안촹은 이번 상장으로 10억 900만 위안(약 1722억원) 자금을 조달해 평면 디스플레이 생산기지 구축, 반도체 사업부 구축 등 자사의 핵심 사업에 쓸 계획이다.
지난 2005년 설립된 화싱위안촹은 디스플레이·반도체 검사장비를 연구개발(R&D)하고 생산·판매하는 업체이다. 애플, 삼성, LG, 샤프, BOE 5개 글로벌 회사들이 화싱위안촹의 주요 고객사다. 이 가운데 삼성, LG가 애플에 OLED 화면을 납품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애플로부터 60% 이상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싱위안촹의 작년 매출액은 10억 500만 위안(약 1724억원),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2억 4300만 위안(약 417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0.63% 증가한 6억 9800만 위안(약 1197억원)이었으며,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1억 3500만 위안(약 23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36% 증가했다.
화싱위안촹은 평면 디스플레이 액정표시장치(LCD) 검사장비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쌓은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검사장비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지형도가 LCD에서 OLED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OLED의 검사장비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싱위안촹은 지난 2017년 초 반도체 장비 사업부를 신설해 반도체 검사 장비 분야로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반도체 검사장비 시장 역시 미국의 테라다인(Teradyne) 등 해외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만큼 시장 판도를 재편하기 위해 전력투구 중이다.
화싱위안촹은 첨단기술 업체답게 연구개발을 중시하고 있다. 전체 인력 가운데 연구원이 40%가 넘는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중 연구개발 비중은 13.78%로 2016년 9.25% 대비 소폭 증가했다.
회사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천원위안(陳文源)은 1968년생으로 전자기기 분야에서만 30년간 종사한 인물이다. 지난 2005년 부인 장첸부(張茜夫)와 함께 화싱위안촹을 공동 창업했다. 두 사람은 직·간접적 방식으로 93.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커촹반은 중국이 미중 무역 전쟁 속에서 자본시장 육성을 통해 자국 첨단 기술을 육성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커촹반은 중국의 기존 증시와 달리 적자 기업도 상장이 가능하다. 수익을 제대로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사업 초기 기업들도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을 바탕으로 증시에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eunjoo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