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재판부, 조만간 직권보석 여부 결정하기로
검찰 “증거인멸 우려 있어 엄격한 보석 조건 필요”
양승태 측 “구속기한 만료 앞두고 보석 결정 부적절”
[서울=뉴스핌] 이보람 이성화 기자 = 법원이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직권 보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17일 오전 직권남용 등 혐의 양 전 대법원장 재판을 열고 “현 시점 이후 구속을 해제하는 방식으로는 직권 보석이 적절치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직권보석에 관한 의견 요청서를 정식으로 검찰 측에 보내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보석심문기일을 별도로 열지는 않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5.29 mironj19@newspim.com |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직권보석에 대해 “당초 피고인의 증거인멸 우려로 영장이 발부됐는데 현재도 그 우려는 여전하다”며 “피고인이 석방되면 관련자의 진술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증대된다”고 사실상 반대 의견을 밝혔다.
다만 “피고인을 보석으로 석방하되 피고인의 증거인멸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 보석 조건을 부여하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주거지와 이동 제한 등 엄격한 보석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또 “현 시점에서 보석 석방을 판단하기 보다는 보석기간 내 최대한 핵심 증인에 대한 신문을 진행한 뒤 구속기간 만료에 근접해 석방을 결정하는 게 적절하다”며 “구속 기한 안에 실체 심리를 진행해야 한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라고 신속한 심리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재판부의 직권 보석 검토에 대해 반대했다.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은 “형사소송법 규정이나 취지에 비춰 구속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보석을 결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징용피해자 관련 소송 등 재판에 개입하고 법관들을 부당하게 사찰, 이를 토대로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47개 혐의로 지난 2월 11일 구속기소됐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기한은 8월 10일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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