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알라딘’이 역주행 끝에 개봉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극장가 흥행공식을 새로 쓰고 있다. 이번 ‘알라딘’의 성공에서 주목해야 할 건 극장가의 변화다. 단순 관람 형태를 넘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등 ‘경험’과 ‘체험’을 중요시하던 시류가 이제는 영화관의 하나의 문화가 됐다.
영화 '알라딘'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알라딘’이 영화 팬들의 마음을 훔친 이유는 많겠지만, OST의 힘이 특히 컸다. ‘알라딘’의 대표곡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 ‘아라비안 나이트(Arabian Nights)’ ‘프렌드 라이크 미(Friend Like me)’ 등은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했고, 자스민의 솔로곡 ‘스피치리스(Speechless)’도 큰 호응을 얻었다.
SNS 등에서 반응이 오자 CGV,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는 발 빠르게 다양한 포맷 상영을 준비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싱어롱(Sing-Along)’ 상영이었다. 지난해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가 계기이자 선례가 됐다. 당시 배급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에서 준비한 단발성 이벤트였으나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에 극장들이 정식 상영 부문으로 편성, 한 달 이상 운영한 바 있다.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는 변화도 줬다. CGV는 일반관이 아닌 4DX관(21개 이상의 환경 효과와 모션 체어가 결합한 오감체험 특별관)에서 첫 ‘싱어롱’ 상영회를 개최했다. 반응은 전보다 더 뜨거웠다. 51명을 초청한 행사에 7313명이 신청해 143: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CGV는 ‘싱어롱’ 상영을 15회 추가 진행했다.
영화 '알라딘' 4DX 상영 현장 [사진=CJ 4DX] |
‘싱어롱’을 넘어 아예 극장에서 춤을 추는 ‘댄스 어롱(Dance-Along)’도 등장했다. 지난달 21일 이화여대 학생들은 CGV 신촌아트레온관을 대관해 지니, 알라딘과 함께 춤을 췄다. 앞선 ‘싱어롱’ 상영과 달리 관객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행사였다.
CGV 황재현 홍보팀장은 “특별관은 영화와 관객이 함께하는 느낌이 강하다. 이번 4DX 모션체어 ‘싱어롱’ 상영 때도 관객이 영화에 동화된 느낌이었다. 마치 자신이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줘 큰 호응을 끌어냈다. 노래를 부르면서 율동을 하기도 하고 자스민 코스프레를 하고 와서 즐기는 관객도 있었다”며 “확실히 일반관보다 영화에 더 빠진 느낌이었다. 보는 재미를 넘어 같이 체험하는 재미가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4DX 자체도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관객은 지니가 움직일 때 함께 바람을 느끼고, 알라딘이 바다에 빠질 때 차가운 물을 맛봤다. 특히 알라딘, 자스민과 함께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나는 ‘매직 카펫 라이딩’ 신은 4DX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며 N차 관람을 부추겼다. 그 결과 ‘알라딘’은 4DX만으로 9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황재현 팀장은 “영화란 콘텐츠에 4DX, 스크린X 등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오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 일반관보다 만족도도 높고 N차 관람률도 높다”며 “앞으로도 특별관 상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콘텐츠별로 활용법이 다를 거다. 음악이 중요한 ‘알라딘’의 경우 ‘싱어롱’ 상영을, ‘라이온킹’의 경우 4DX에 피톤치드를 넣는 식이다. 콘텐츠에 맞는 특화된 효과를 접목해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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