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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의 대한민국 개혁과제] ⑨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는 창의성과 윤리성, 교육개혁

기사입력 : 2019년07월08일 08:30

최종수정 : 2019년07월08일 08:30

[편집자주] 지금 대한민국은 매우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우선 경제적으로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야 한다. 그러나 경제발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물질적 풍요 이상으로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자유와 평등, 쾌적함과 여유로움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경제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경제적 성과를 따르지 못하는 후진적인 정치사회행태, 심각한 양극화와 갈등 구조까지 사회 통합을 가로막고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들이 산적해 있다. 이철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10회에 걸쳐 더불어 잘 살기 위한 개혁과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것이 곧 국가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나친 교육열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은 해소해 나갈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교육의 방식과 내용도 백년대계(百年大計)의 관점에서 개혁되어야 한다. 유태인의 경전 「탈무드」에 ‘가난한 사람에게 물고기 한 마리를 주는 것보다 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 주라!’는 이야기가 있다. 돈을 쥐어주기 보다는 돈 버는 법을 가르치라는 교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와는 전혀 동떨어진 방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오로지 대학 진학만을 염두에 둔 암기식 내지 주입식교육,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등 보여주기 식 교육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데는 소홀했다. 그 결과 우리 젊은이들의 학습능력은 세계최고 수준이라고들 하나 아직도 전문분야의 노벨상수상자는 단 한명도 없다. 노벨상은 차치하고 우리의 삶을 좀 더 자유롭고 풍요로워지게 하기 위해서라도 창의력과 상상력, 문화적 감수성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이미 시작된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시대에서는 소위 ‘똑똑함’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논리와 추론 능력, 수학적 사고력 등은 인간이 기계를 따라갈 수가 없게 된다. 아울러 일방적 주입식 교육을 통해 습득한 지식들은 더 이상 쓸모가 없을 것이다. 반면 문제를 인지하고 사유하는 능력, 그리고 옳고 그름을 판별하고 타인에게 공감할 줄 아는 인성 역량 등은 인간 고유의 것이기 때문에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은 21세기 학생들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 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 창의성(Creativity), 의사소통 능력(Communication Skills), 협업(Collaboration) 등을 꼽았다. 주어진 정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남과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경계를 넘나들면서 타 분야 전문가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능력은 인간만이 지닌 것이어서 아무리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따라올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아 사람들이 지녀야 할 무엇보다 중요한 능력과 자질은 창의성이라고 할 것이다. 인간의 능력 중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창의성’뿐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능력과 직업 대부분을 대체하거나 잠식해 버리게 될 것이다. 다만 비정형화된 요소가 많거나 가치 판단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사안들만이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면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창의성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새롭고 독창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리고 합리적 추론화 과정을 거쳐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발견해 내는 문제해결 능력이 새로운 시대가 원하는 능력이 될 것이다. 동일한 데이터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 능력이며 경쟁력의 요체이다.

또 창의성은 기존 관습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상상력 같은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렇게 볼 때 상상력이 풍부할수록 창의적이고 창의적일수록 상상력이 높다. 아인슈타인 박사는 “상상력이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지식은 우리가 현재 알고 있고 이해하고 있는 것에만 국한된 반면, 상상력은 앞으로 알려지고 이해해야 할 모든 세계를 포용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제 더 이상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로이 만들어내는 것만을 창의성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기존에 있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연결해 기능과 디자인이 업그레이드된 또 하나의 변형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도 창의성에 해당한다. 이는 이제 세상은 전문지식보다 연결지성 즉 융복합 능력을 오히려 더 중요시한다는 의미이다. 무엇인가를 창의적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이 중요한 전제요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초연결성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 및 경험과 함께, 이들을 융복합할 수 있는 능력이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창의적인 것은 연결에서 나온다(Creativity is just connecting things)’는 말을 남겼다. 그의 말대로 2007년 세상을 뒤흔들어 놓은 아이폰은 핸드폰과 MP3, 노트북이 결합된 제품이다. 기존의 것들을 융복합하고 변주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 것이다. 잡스와 아이폰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이제 창의성은 사전적 의미대로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로이 만들어내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존에 있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연결해 기능과 디자인이 업그레이드된 또 하나의 변형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도 창의성에 해당한다.

이런 사조에 따라 세계의 저명한 대학들은 점차 교과목을 융합해나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고의 공과대학인 MIT는 공학 못지않게 인문예술 수업을 강조하고 있다. MIT에는 역사학· 철학· 언어학· 문학 등 각 분야의 훌륭한 교양 프로그램이 있고,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인문학 수업을 들어야 한다. 이와는 반대로 전통적으로 인문사회과학 중심이던 프린스턴대, 하버드대 등은 이공계 중심의 발전전략을 짜고 나아가 학생들의 창업 지원에까지 팔을 걷어붙이며 나서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런데 창의성 이상으로 인공지능 시대가 요구하는 중요한 인간의 자질요소는 다름 아닌 바른 윤리관과 인성이라 할 것이다. 만약 권력자가 인공지능을 악용해서 국민들의 삶을 감시하고 지배하는 ‘빅브라더(Big Brother)’로 군림하려 든다면, 또는 영화에서 보듯이 사악한 천재 과학자가 킬러로봇을 만들어 악행을 저지른다면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행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좋은 인성이란 어느 시대 어떤 환경에서도 그렇지만 인공지능 시대에는 더욱 필요하고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인성은 권장만 하는 덕목이 아니라 필수로 갖춰야 할 실력이 될 것이다. 즉 전문지식과 스펙보다도 협업과 공감, 예절과 같은 인성역량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인간이 만드는 인공지능이 윤리성을 갖추고, 또 인간이 인공지능에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다.

우리 사회의 가치관과 교육의 기준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성적과 스펙 등 개인의 똑똑함만을 강조해 이기심으로 가득한 아이를 키우는 교육이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에 힘써야 할 것이다. 개인의 욕구실현을 위한 능력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과 공공선을 조화시킬 수 있는 능력도 함께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의 혁신과 함께 적성과 능력에 상관없이 무조건 대학을 가야만 하는 사회풍조도 바꾸어 나가야 한다. 기업의 채용기준 또한 학력과 스펙보다는 인성과 적성을 더 중시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이철환 mofelee@hanmail.net

▶이철환= 금융인, 전 행정공무원. <암호화폐의 경제학> <뜨거운 지구를 살리자>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 등 저서 다수.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학사 △오리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재정경제원 인력개발과 과장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 과장 △재정경제부 장관비서실 실장 △재정경제부 국고국 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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