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측, 격노하며 거절…“1년 전 합의 따라야”
박순자 측 “약속한 적 없어” 위원장직 유지 입장
박순자, 당 지도부 찾아 경선 제안하기도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박순자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 차기 위원장으로 내정된 홍문표 의원을 만나 남은 국회 일정을 4개월씩 맡는 것을 제안했으나 홍 의원은 격노하며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몫 상임위원장직 인계를 두고 예결위원장에 이어 국토위원장 내홍이 깊어지면서 당내 분위기가 악화되는 분위기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지난 2018년 8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8.21 kilroy023@newspim.com |
2일 복수의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당 몫인 국토위원장 자리를 두고 현직 박순자 위원장과 홍문표 의원의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한국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합의에 실패한 법제사법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직을 경선에 붙이기로 하고 그 외 국토위, 보건복지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외교통일위, 예산결산위는 임기 2년을 1년씩 쪼개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박순자 위원장이 1년, 홍문표 의원이 나머지 1년 동안 위원장직을 수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 측이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이자 홍 의원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홍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의총에서 정한 바를 누가 뒤집을 수 있나. 상식 이하의,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펄펄 뛰었다. 그는 이어 “나올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당 얼굴에 엄청난 누를 끼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릴 높였다.
또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최근 박 위원장이 홍 의원을 찾아와 남은 9개월 임기를 반으로 나누자고 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홍 의원이 이를 거절하자 지역구 현안을 이유로 9월 정기국회까지만이라도 자리를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홍 의원은 고성은 지르며 격노했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전했다.
이후 박 위원장은 원내 지도부를 찾아가 경선을 통해 차기 국토위원장을 선임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전달받은 홍 의원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순자 위원장 측은 1년 전 원내 지도부와 1년씩 임기를 쪼개기로 합의한 바가 없으며 자신이 경선을 선택하지 않으면 계속 위원장직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 측 핵심 관계자는 “박 위원장은 1년 전 당시 김성태 원내대표나 윤재옥 원내수석, 함진규 정책위의장으로부터 홍 의원과 1년씩 나누라는 말을 들은 적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의총에서 합의됐다고 하는데 상임위원장이 될 수 없는 대부분의 초재선 의원은 원내대표 의견에 별달리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런 분위기에서 경선을 피하고 1년씩 나눠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박 위원장 측에서는 설령 1년씩 하기로 약속했다더라도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당이 잘못된 관행과 관습을 답습하면 안되고 혁신하고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상임위원장 임기를 2년으로 정하고 있는 국회법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문성도 문제 삼고 있다. 국토위원으로 있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언제 공부해서 위원회 사회를 보며 전체를 파악하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 홍문표 의원이 지난 6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유관순열사 서훈 1등급 추서 국민대축제 국회 발대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06.13 kilroy023@newspim.com |
일각에서는 두 의원의 싸움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상임위 배분 권한을 가진 원내지도부가 나서 교통정리에 들어가지 않는 것을 두고 ‘지도력 부재’ 지적이 나온다.
한 원내 관계자는 “예결위원장도 정리가 안돼 경선 한다. 지도부는 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북한 어선, 교과서 무단수정 등 문재인 정부 실정에 단일대오로 맞서지 못할망정 갈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아직까지 시간이 남아있으니 국토위 선임 절차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