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립중앙도서관(관장 박주환)은 지난달 26일 북한지역 영변의 양천 허씨 동주사공파 구성 범매당공 종친회 소장 족보와 고문서 등 6책을 기증받았다고 2일 밝혔다.
(보는 방향 왼쪽부터) 박병주 고문헌과장과 기증자 허민욱씨 [사진=국립중앙도서관] |
기증받은 자료 중 '의주향대부세보'는 남한에서는 유일본으로 추정된다. 1894년 평안북도 의주 '취승당'에서 간행한 기록이 뚜렷한 희귀 향보다. 취승당은 임진왜란 때 선조가 잠시 머물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향보는 당시 의주 지역 유력 성씨들의 계보를 모아놓은 세보로 양천 허씨를 비롯한 수원 백씨, 태인 백씨, 충주 조씨 등 50여개 성씨가 수록돼 있다.
향보 외에도 20세기 초 평안북도 영변군 호적표 등 희귀 자료도 함께 기증받았다.
1908년에 평안북도 영변군에서 발급한 호적표 [사진=국립중앙도서관] |
기증자는 허씨 후손인 허민욱(54) 씨 등이며 해당 자료는 허 씨의 증조부 허흔이 1900년대 초 평안북도 영변에서 강원도 평창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부터 소장하고 있던 것이다.
종친회(수도권) 허유권 회장은 "귀한 책을 집안에 두기보다는 국가기관에 기증해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연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주향대부세보(義州鄕大夫世譜)' 취승당 간행 기록 [사진=국립중앙도서관] |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북한 지역에서 간행한 족보는 국내에 희소하기 때문에 연구 가치가 높고 향후 민족 동질성 회복 등에 있어서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향후 보존처리 및 디지털화해 연구자 등 국민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매년 민간 고문헌 발굴을 위해 기증·기탁문화가 정착되도록 독려하고 있으며 고문헌실 전시실에서는 오는 8월 25일까지 고문헌 소량 기증기탁자를 위한 '고문헌, 한 권의 책도 소중합니다' 전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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