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지난해 북한의 HIV(인체면역바이러스) 양성자가 8000명이 넘는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는 25일(현지시간) 북한의 작년 HIV 양성자가 8362명이라는 추정치를 전했다.
학술지는 사전 출판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제출된 북미 연구진의 보고서를 인용했다.
HIV는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연구진에 따르면 북한 내 첫 HIV 양성자는 1999년 1월에 발견됐고 지난 몇년간 급증했다.
연구는 2013년, 북한 당국이 미국 뉴욕 소재 비영리단체 '도다움'(DoDaum)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북한 당국이 시골 지역의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도다움의 공동 창립자 태훈 김(Taehoon Kim)은 북한이 HIV 확산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단 HIV를 검사할 수 있는 연구소가 북한에 고작 세 곳 뿐이다. 또, 현재 항레트로바이러스(ARV) 치료를 받고 있는 북한 환자수는 약 3000명으로 추정되는데, 국제 제재로 의료품의 약 30~40%가 중국 국경을 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국제 사회가 북한의 HIV·에이즈 확산을 막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록 북한 정부는 HIV 양성자를 범죄자로 취급, 구금시키거나 국외로 강제 추방하는 등 강경책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다.
배양된 림프구에 있는 녹색의 HIV-1 [사진=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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