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25일 '신도시 포럼 발족식′에서 주장
"입주 초기 4년, 광역버스가 주요 대중교통수단 역할"
"3기 신도시 입주 전까지 2기 신도시 자족기능 활성화"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3기 신도시의 입주 초기 교통문제에 대해 광역버스 중심의 광역교통체계를 구축해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응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신도시 포럼 발족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도시 포럼은 △도시·건축 △교통 △일자리 △환경 △스마트시티 △교육·문화의 총 6개 분야에서 전문가 50여명으로 구성된 ′싱크탱크′다. 이날 포럼은 3기 신도시의 청사진 마련을 위해 각계 전문가들의 발제 및 토론으로 진행됐다.
교통분과 위원장을 맡은 조응래 선임연구위원은 "아파트 입주는 6년이면 가능한 반면 도로, 철도시설이 완공되기 까지는 10년 이상 걸린다"며 "3기 신도시 입주 초기 4년에는 광역버스가 주 대중교통수단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수립하면 광역버스, M버스 노선을 비롯한 운영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것"이라며 "단지별 입주단계에 맞춰 매년 세부 대중교통 운영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응래 선임연구위원은 또한 소규모 환승체계 개선사업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혼잡한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철도 수준의 정시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편리한 환승체계를 구축해서 환승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복합환승센터 건설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광역버스와 철도의 원활한 환승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할 수 있는 소규모 환승정류장 사업을 추진하고 지하에서 연결되는 편리한 환승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료=조응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조 연구위원은 "1·2기 신도시는 서울 출퇴근을 위한 베드타운이었다"며 "반면 3기 신도시의 경우에는 오히려 서울에서 신도시로 출근할 수 있을 정도의 자족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3기 신도시 입주 전까지 2기 신도시가 자족기능을 우선적으로 갖추도록 해야 한다"며 "2기 신도시와 3기 신도시의 산업생태계가 상호 보완되도록 특화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타 신도시에서도 지역 산업 기반을 고려해서 특화된 테크노밸리 발전 전략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시·건축분과를 맡는 김영욱 세종대 건축학과 교수는 초고층 주택에 각종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신도시 건설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욱 교수는 "1960~1970년대 프랑스, 독일,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주택부족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대단지 고층 아파트를 건설했다"며 "하지만 안전사고에 따른 위험성 문제, 과도한 에너지 소비에 따른 환경문제, 정신질환을 비롯한 부작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주요 연구결과에 따르면 초고층 주택 거주자들에겐 부정적인 심리적 증상이 더 자주 나타나며 배우자 및 자녀들 사이에도 가정불화가 더 많이 나타난다"며 "우리나라에서 영구임대아파트가 판자촌보다 자살률이 더 높은 것도 고층 건축물의 문제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저층 아파트 단지로 이뤄진 독일 튀빙엔(블록건폐율 : 60~80%, 블록 용적률 : 240~350%) [자료=김영욱 세종대 교수] |
이어 "선진국에서는 이에 따라 고층아파트를 헐고 저층 고밀도의 주거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주택정책을 전환했다"며 "(고층 아파트처럼) 블록-가로-건물의 분리된 계획은 '사회의 공동선'을 허물고 커뮤니티를 파괴한다"고 말했다.
또한 "도시건축 통합계획을 수립할 때 가로변에 커뮤니티 시설을 집중 배치해 커뮤니티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사회적 통합을 위한 다양한 계층, 세대를 적절하게 혼합한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시티분과를 맡는 조영태 LHI 스마트도시연구센터장은 '스마트시티 리빙랩' 기법을 3기 신도시에 적용하는 것을 제안했다.
조영태 센터장은 "'리빙랩'은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와 생산자가 실제생활에서 공동으로 혁신을 만들어가는 실험실 개념"이라며 "지하철을 어떻게 설치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어떤 형태로 버리는 게 가장 효율적인지를 주민들이 의논하는 것이 리빙랩의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스마트시티 칼라사타마는 시민주도, 민간참여로 이뤄진 스마트 신도시의 표본"이라며 "주민 참여형 신도시 개발이 어렵다는 단점을 극복한 해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리빙랩 개요 [자료=조영태 LHI 스마트도시연구센터장] |
이날 포럼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도 참석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포럼에 앞서 발표한 축사에서 "도시는 한 번 만들면 바꾸기 쉽지 않다"며 "새롭게 만드는 도시는 아이 키우기 좋고 편안하고 안전하며 교통수단, 공원이 고루 갖춰져 있어 누구나 살고 싶은 공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가구 중 자기 집을 가진 비율은 절반 수준"이라며 "주택 공급기반을 더욱 넓히고 확고히 할 필요가 있으며 수도권 30만가구 주택공급계획을 발표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창흠 LH 사장은 "3기 신도시는 1·2기 신도시의 확장, 연장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도시를 같이 설계하는 것"이라며 "토지주택연구원에서는 이를 '공생도시'라고 이름지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도시가 가진 교통문제, 자족성 문제, 획일적 아파트와 같은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려면 돌파구가 필요하고 그 돌파구 중 하나가 3기 신도시"라며 "수도권이 서울 중심 단핵 구조라면 3기 신도시는 수도권과 광역교통망으로 연결된 스마트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파트 위주의 획일적인 설계를 개선하고 공동주택, 사회주택 같은 다양한 맞춤형 주택을 만드는 다양한 실험을 3기 신도시에서 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