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외계행성탐색시스템 관측
“미래 소행성 탐사 지속”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한국천문연구원은 산하 연구시설로 새로운 천체를 발견, 이 천체에 ‘2018 PP29’(이공일팔 피피 이구)라는 임시번호(provisional designation)가 부여됐다고 25일 밝혔다.
천문연에 따르면 지난 5일 국제천문연맹 소행성센터(MPC)는 이번 천체가 지구위협소행성(PHA·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이라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지구위협소행성 발견은 우리나라로서는 처음이다.
‘2018 PP29’(이공일팔 피피 이구) 발견 영상 [자료=천문연] |
천문연은 앞서 미래 탐사임무에 적합한 또 다른 천체를 발견했다. MPC는 이 천체에 대해서는 지난 3월 21일 근지구소행성(NEA·Near Earth Asteroid)으로 분류, 임시번호 ‘2018 PM28’(이공일팔 피엠 이팔)을 붙였다.
지구위협소행성은 근지구소행성 중에서 지름이 140m보다 크고 지구와의 최소 궤도 교차거리가 0.05AU(약 750만km)보다 가까운 천체를 말한다. 근지구소행성은 궤도 운동 중 태양까지의 최소거리(근일점 거리)가 1.3AU(약 1억9500만km)보다 작아 지구 공전궤도 근처에 분포하는 천체다.
천문연 연구팀(과제책임자 문홍규)은 지난해 8월 칠레,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관측소에서 운영하는 지름 1.6m급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망원경 3기로 두 소행성을 검출했다. 이어 ‘2018 PM28(이하 PM28)’과 ‘2018 PP29(이하 PP29)’에 대해 각각 44일과 10일 동안 궤도 운동을 추적해 정밀궤도를 얻는 데 성공했다.
지구위협소행성 PP29는 발견 당시의 밝기와 거리 그리고 소행성의 평균반사율을 고려하면 크기 160m급으로 추정된다. 지름 140m급 천체와 충돌할 경우 반경 수백 km 지역에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
‘2018 PM28’(이공일팔 피엠 이팔) 발견 영상 [자료=천문연] |
PP29의 궤도와 지구 궤도가 만나는 최단거리, 즉 최소궤도교차거리(MOID)는 지구-달거리의 약 11배인 약 426만km이다. 이는 지구위협소행성의 조건 가운데 하나인 ‘MOID가 0.05AU보다 가깝다’는 내용을 충족한다. PP29는 궤도장반경이 길고, 궤도 모양이 원에서 크게 벗어나 긴 타원 형태를 띤다. 또한 공전주기가 5.7년으로 매우 길며, 이렇게 긴 궤도장반경과 공전주기를 가진 천체는 전체 근지구소행성의 1%도 되지 않는다.
PM28은 크기가 직경 20~40m 사이로 추정된다. 궤도는 지구위협소행성의 조건에 부합하지만 충돌이 일어났을 때 반경 수백 km 지역에 재난을 초래할 수 있는 크기인 지름 140m보다 작아 지구위협소행성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PM28은 지구와 비슷한 궤도로 공전하는 특이한 움직임을 보인다. 근지구소행성 대부분은 궤도가 긴 타원모양이고 궤도평면이 지구 공전궤도면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하지만 PM28은 알려진 근지구소행성 가운데 원궤도에 가깝기로는 상위 1%, 지구 공전궤도면과 가까운 상위 10%에 든다. 또한 궤도장반경은 1.026AU로 지구 궤도장반경인 1AU에 가까운 상위 2%에 포함된다.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소행성은 현재까지 총 9개가 발견됐다. 그 중 2018 PM28보다 오랜 기간 관측된 경우는 3개다.
연구팀은 계산 결과에서 향후 100년 동안 PM28은 충돌 위협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미래 충돌위협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거나 소행성 탐사 임무 대상으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정밀궤도와 자전특성, 구성 물질과 같은 다양한 성질을 추가적으로 밝혀야 한다.
두 소행성을 발견한 정안영민 박사는 “한국 최초의 지구위협소행성 발견은 외계행성탐색시스템의 광시야 망원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의 미래 소행성 탐사를 위한 기반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천문연은 지난 2015년 말부터 외계행성 탐색 외에 초신성, 은하, 소행성 등 다양한 연구목적으로 KMTNet을 운영하고 있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