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우리나라에 그간 기여해온 바 없어"
민주당 "근로기준법·ILO협약 위반..반인권적 발언"
黃, 논란 커지자 "현실을 이야기한 것" 반박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외국인 노동자에게 우리 국민과 동일한 임금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해 파장이 일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상공회의소 조찬간담회에서 “외국인 근로자 임금 관련해서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기본가치는 옳지만, 형평에 맞지 않는 차별 금지가 되선 안 된다”며 “내국인은 세금도 내고 여러 방향에서 우리나라에 기여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이 분들을 위해 일정 임금을 유지하고 세금 혜택주는 것은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왔고 앞으로 다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온 것이 없다. 세금을 낸 것도 없다. 그런 외국인을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 제1차 전체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9.06.18 leehs@newspim.com |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황 대표의 발언은 현행법과 국제협약에 명백히 배치되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대표의 발언은 현행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또한 우리나라가 비준해 국내법과 동등한 효력을 가지는 국제노동기구(ILO) 제111호 차별협약 뿐 아니라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외국인노동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차별 적용하고 있는 사례는 없다”며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가 뿐 아니라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 고용허가제 송출국가도 내외국인에게 동일한 임금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황 대표는 어디에도 없는, 있어서도 안 될 차별을 주장하며, 국민의 일자리 공포와 불안을 자극하고 외국인 노동자 혐오를 부추기는 반인권적 발언에 대해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황교안 대표는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이었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중진의원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ILO 규정이며 우리 근로기준법의 기본 정신이고 존중돼야 한다”며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기여한바가 없다는 말은 현실을 이야기한 것이다. 더 혜택을 주는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지 않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황 대표는 이어 “임금이나 이런 것에 대해 필요하면 근로기준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 있을 것”이라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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